2016년 10월 10일. 우리는 시흥캠퍼스에 관한 우리의 의견을 모으고, 직접 행동하기 위해 총회를 엽니다. 총회란 본회의 최고 의결기구이며, 회원 1/10 이상의 출석으로 개회됩니다. 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된 15, 16학번들을 비롯해 많은 학생들은 ‘총회’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서 들어본 적조차 없어 굉장히 낯설고, 어색한 단어로만 보입니다. 하지만 이 ‘총회’는, 총회의 역사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법인화를 위한 투쟁을 했던 2011년. 등록금 인상반대를 위한 2005년. 그리고 그 이전의 역사들. 총회는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는 본부에 대해 학생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학생사회에서 꾸준히 등장했습니다. 총회는 증명합니다. 바로 학교와 학생 간의 소통의 부재. 학교는 일방적으로 행정을 추진할 뿐이고, 학생들은 의견을 수용하는 측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서울대에 입학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썼습니다. 저 또한 나름대로 멋드러진 자소서를 쓰기 위해 서울대의 인재상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서울대의 인재상을 보면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학교생활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을 서울대에서는 기다린다고. 우리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항상 자신있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로서 학교생활에 임했고, 그 결과 서울대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느낀 것은, 과연 우리는 현재 대학생활에서 진취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가입니다.

2016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듣고만 있습니다. 시흥캠퍼스를 추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실시협약에 관해서도 서울대 기획과와 시흥시 간의 실시협약에 도장이 찍힌 후 20분 뒤 추후통보를 통해 듣게 됐습니다. 수강신청 취소기간 축소의 경우 학사위원회에서 성적처리규정 개정 심의가 통과된 후에야 접하게 됐습니다. 과연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학교에 입학하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너희들이 학교를 이끌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끌지 못했습니다. 진취적이지 못했습니다’라는 것은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어떠한 것도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주요한 사안에 대해 심의, 의결하는 기구인 이사회, 평의원회 그리고 그 아래 여러 기구들이 있지만 우리는 고등교육법에 의해 설치가 의무화돼 있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것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학생과 학교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예상외로 단순합니다. ‘소통과 공감’을 하면 됩니다. 학교와 학생이 함께 세계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서울대의 그림을 함께 그리면 됩니다. 단순히 행정상의 문제다. 미안하다. 이런 말들을 듣기 위해 저희는 총회를 열려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서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나가자’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그 한마디가 지켜지기 위해 저희는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저희의 행동에 함께해주세요. 2016년 10월 10일 오후 6시 아크로폴리스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임수성

총학생회 부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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