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중앙도서관 앞 아크로에서 학생사회의 시흥캠퍼스 대응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전체학생총회(총회)가 열린다. 총회의 방향성에 대한 여러 논의 후 지난 1일 제38차 총운영위원회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한다’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은 용인하되 동등한 수준의 의결권을 요구한다’로 총회 안건이 확정됐다. 이제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논의는 총회에서 학생들의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다.

총회는 총학생회 회칙에 근거한 최고의결기구로 서울대 재학생 10분의 1의 출석으로 개회된다. 1,600여 명의 학생들이 아크로에 모여 함께 토론하고 의결한 총회의 결정은 커다란 무게감과 함께 강한 힘을 갖게 된다. 지난 2011년 법인화 관련 총회에서는 ‘법인설립준비위원회’ 해체 안건이 가결됐으며 행동방안으로 본부점거를 결의한 바 있다. 학생들은 총회를 통해 보다 결집된 학생사회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었다. 오늘 총회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로 총의가 모아진다면 본부를 향한 적극적 반대 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시흥캠퍼스 추진에서 동등한 수준의 의결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면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에서 학생대표의 위상에 대한 정당성을 제고할 수 있다. 총회 안건에 대한 학생들의 선택이 어떤 것이든 총회 성사는 학생사회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총학생회, 학생대책위원회, 총회 기획단을 중심으로 총회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총회 홍보과정에서 드러난 학생들의 무관심을 보면 총회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지난 1일 총회 안건을 확정하기 위해 소집된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무산된 것은 총회를 이끌어야 하는 학생대표들 스스로도 총회에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총회의 무산은 자칫 그간 쌓아온 학생회에 대한 신뢰를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으며, 시흥캠퍼스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이번 총회가 학생들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진정한 총회로 거듭나려면 총회 진행과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난 2011년 법인화 총회는 의결 과정의 정당성, 분위기의 적합성 등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총회 표결 시 정족수에 200명 정도 미달한 상태로 진행돼 총회 의결 결과에절차적 정당성이 부여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총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안건을 찬성하는 방향으로 조성돼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번 총회가 학생사회의 진정한 의견을 모으겠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시흥캠퍼스라는 중요한 안건에 대해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고민을 함께하기 위해 학생들은 총회에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한 총회 기획단은 전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보다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총회 진행을 해야 할 것이다. 10.10 총회가 앞으로 이어질 총회의 좋은 표본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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