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전체학생총회 성사돼=10일(월) 아크로에서 열린 시흥캠퍼스 대응을 위한 전체학생총회(총회)가 지난 2011년 법인화 비상총회 이후 5년 만에 성사됐다. 시흥캠퍼스 대응 방향으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한다’가, 이를 위한 행동 방안으로는 ‘본부점거 투쟁’이 결정돼 학생들은 표결 직후 본부점거에 들어갔다.

총회는 이날 오후 6시 45분 경 학생 1,674명이 참석하며 정족수인 1,610명을 넘겨 개회됐다. 총회 성사 후에도 학생들의 수는 꾸준히 늘어 한때 2,000여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총회는 △의안발제 △지지 및 현장발언 △표결 순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의안은 ‘시흥캠퍼스 대응의 건’으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안’과 ‘시흥캠퍼스 사안에 대한 의결권 요구안’이 제시됐다. 이에 대한 표결 결과 표결에 참여한 1,980명 중 1,483명이 실시협약 철회안을, 484명이 의결권 요구안을 선택했다. 두 번째 의안으로는 시흥캠퍼스 대응을 위한 행동 방안이 논의됐다. 행동 방안으로는 △본부점거 투쟁안 △동맹휴업 및 수업거부 투쟁안 △대규모 학내 집회 후 행진안 △당일 철야 대규모 촛불집회안이 제시됐다. 표결 결과 표결에 참여한 학생 1,853명 중 본부점거 투쟁안이 1,097표, 동맹휴업 및 수업거부 투쟁안이 158표, 대규모 학내 집회 후 행진안이 331표, 당일 철야 대규모 촛불집회안이 60표를 얻어 본부점거 투쟁이 행동 방안으로 결정됐다.

이후 수백 명의 학생들은 표결 결과에 따라 본부점거를 시도했다. 하지만 본부 출입문은 쇠사슬과 빗장으로 굳게 닫혀있었고 이에 학생들은 톱과 절단기를 동원해 출입문을 열었다. 학생들은 곧장 4층에 올라가 총장실을 가로막고 있던 철문을 열고 총장실을 점거했다. 점거 후 김보미 총학생회장(소비자아동학부·12)은 “점거를 통해 실시협약 철회를 이뤄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총운영위원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 정족수 및 진행 방식 문제도 지적돼=총회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움직임이 단순히 일부 학생만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지만 총회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우선 총회 정족수 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총회의 정족수는 총학생회의 ‘회원’을 기준으로 정해지며 이번 총회는 회원을 재학생으로 해석해 재학생 16,100여 명의 1/10인 1,610명이 정족수가 됐다. 하지만 실제 총회 참여 가능 인원에는 휴학생도 포함됐다. 이에 학생지원과는 “휴학생이 총회에 참여한다면 정족수 산정 기준은 재학생이 아니라 재적생이 돼야 한다”라며 “재적생 2만여 명의 1/10인 2,000여 명이 정족수가 돼야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학생회 이범휘 중앙집행위원(인류학과·15)은 “총학생회장 선거의 경우에도 휴학생이 선거권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총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총회에도 휴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총학생회칙에 휴학생의 권리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발생했다. 총학생회칙 제3조에 따르면 회원은 본교에 재적 중인 자이지만 제4조 5항에서는 휴학생은 선거권 및 피선거권, 각종 투표권 및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참가권을 제한한다고 명시돼 있다. 총회 정족수는 이 조항에 따라 재학생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제4조 6항에는 ‘휴학생 중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려는 자’와 ‘기타 본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려는 자’의 경우 회원으로서의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어 휴학생을 총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근거가 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재학생과 휴학생을 구분해 인원을 파악했고 재학생 참여 인원만으로도 정족수를 넘겼지만 회칙의 모호함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는다.

학생들이 총회 표결 방식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표결은 ‘1안’ ‘2안’ 등의 비표를 사전에 받은 후 각 의안의 선택지 중 자신이 지지하는 방안에 해당 안건의 비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의안의 2번 선택지를 지지할 경우 ‘1안’이라고 적힌 비표를 2번 선택지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때 제출하면 된다. 그러나 사전에 표결 방식에 대한 충분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이를 현장에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하람 씨(영어영문학과·12)는 “마이크 소리가 너무 작아 앞에서 전달하는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정빈 씨(언어학과·14)도 “총회 성사를 위해 총학이 노력한 점은 이해하지만 진행은 다소 미숙하다고 느꼈다”며 “총회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만큼 세칙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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