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금)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사찰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2일(수) 행정관(60동) 4층 대회의실에서 학생과 본부 관계자 간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성낙인 총장과 오헌석 기획부처장(교육학과), 이준호 학생처장(생명과학부) 등 본부 측 인사와 김보미 총학생회장(소비자아동학부·12),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4)을 비롯해 수십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는 실시협약 철회를 둘러싼 양측의 극명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이 전면철회안과 본부점거안을 택했다”며 “실시협약 철회를 위해 무기한 농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낙인 총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실시협약 철회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시흥캠퍼스는 이미 전전임 총장부터 하기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지난 10년간 해오던 것을 내가 마음대로 한다, 못한다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학생과의 소통, 시흥캠퍼스 운영 계획 문제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언론을 통해 시흥캠퍼스 추진이 알려진 2013년부터 천막 투쟁과 삭발 등을 통해 시흥캠퍼스 추진에 대한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출해왔다”며 “그러나 대화협의회는 1년 넘게 열리지 않았고 학생들에게는 소통을 위한 어떤 창구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은 “많은 학생들은 소통뿐 아니라 시흥캠퍼스의 내용적 측면에 대해서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실시협약 먼저 체결하고 그 이후에 내용을 정하자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오헌석 기획부처장은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 계획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겠다는 내용이 분명히 명시돼 있다”며 학생들이 우려하는 학생참여 배제와 계획 부재 등은 “추진위원회를 통해 그 의견이 충분히 공유되고 수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성낙인 총장이 특정 학생정치단체를 사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학생에 의해 공개된 문건에는 단체에 소속된 학생들의 이름, 학번, 학과, 지도교수 등의 정보가 담겨있었으며 해당 단체의 구성원이 아닌 학생들의 정보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을 공개한 학생은 “학생사회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을 본부가 지속적으로 사찰해왔다”며 사찰 의혹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성 총장은 "총장으로서 학내에서 목소리를 내는 학생단체를 조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제재를 하기 위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14일 학생들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사찰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명단에 포함된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해당 조직에 속하지 않으며 그들의 공통점이라고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피켓팅에 참여했다는 점 밖에 없다”며 “성 총장이 직접 명부를 만들 것을 지시한 것은 시흥캠퍼스 반대활동에 대한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학생사찰 재발방지 약속 △학생사찰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 이문영 기자 dkxman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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