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15일 도서관 열람실 부족과 개방 문제 해결을 위한 ‘도서관 토론회’가 열린다. 중앙도서관과 총학생회가 함께 주최한 이번 토론회 결과는 앞으로의 도서관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관 문제를 둘러싼 그동안의 논의는 열람 및 장서 공간 부족, 자료실 및 열람실 개방의 문제로 집약된다. 현재 중앙도서관의 열람석은 총 3585석으로 3만 명에 이르는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지역주민 등 도서관 이용자 모두를 수용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도서관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고시생들의 열람실 독점과 외부개방으로 인한 열람실 부족현상은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대응책으로 지난 5월에는 도서관자치위원회에서 옐로 및 레드 카드 제도를 도입했고, 외부 이용자에 대한 열람실 개방을 제한하자는 건의도 제기되었다. 나아가 최근에는 제2도서관 신축, 단과대 도서관 확충 등의 대안이 개진되기도 했다.


도서관 문제는 오늘날의 대학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전공에 상관없이 고시 공부에 매달리는 학생들, 학점 관리를 위해 시험 때만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의 모습은 기형적인 대학 문화의 한 단면이다. 도서관이 학문 연구의 공간이 아닌 독서실로 기능하면서 열람실 부족이 장서 부족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도서관이란 학문의 발전과 개인의 지적 성장을 위해 축적된 자료를 열람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공간이다. 지금의 서울대 도서관이 도서관의 목적에 부합하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반성해보아야 할 때이다.


도서관 문제는 대학 교육과 연구의 내실화를 위한 실질적 노력의 일환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도서관은 학문 탐구의 기능을 담당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정상화돼야 한다. 장서 보관 및 대출 등 도서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고 중심의 도서관 운영이 이루어져야 하며, 열람실 부족 문제는 단과대 차원의 학습실 확충으로 해결하고, 외부 이용자들에 대한 열람실 개방은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할 것이다. 즉, 도서관이 독서실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수험생을 위한 학습실, 일반인을 위한 공공도서관과 대학의 연구도서관은 구분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열람실 부족 문제는 도서관 신축보다는 현 도서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시스템 마련과 단과대 도서관 및 학습실의 확충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닌 도서관의 서고 부족 문제는 외국의 경우처럼 이용이 적은 도서의 경우 외부 도서 창고에 보관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전자도서관을 확충하는 것도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열람실뿐만 아니라 서고의 질적, 양적 확대가 요구되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여 새로운 공간 확충을 위한 계획도 수립되어야 한다.     


도서관은 연구에 바탕이 되는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하고,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학문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키워 나가야 한다. 이번 도서관 토론회가 대학 도서관의 목적과 기능을 분명히 천명하고 그에 기초한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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