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육의 강화를 위해 기초교육원이 확대 개편돼 가을 학기부터 출범하게 됐다. 기초교육원장의 위상도 한층 강화됐다. 미래 사회의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신설되고, 교양교과목 담당 전문강사를 별도로 채용하여 기초교육 강의의 내실을 기하며, 도덕성과 리더십 계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한다. 기초교육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양교과목 수강 시기를 선택할 수 있고 전공 교과목도 1학년이 수강 할 수 있게 한다. 농생대에서 2004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학년 때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전공 관련 공부’44%, ‘인간관계 형성’29%, ‘이성교제’ 9.7%의 순위로 답하였다. 많은 학생이 1학년 때 자기가 선택한 전공에 관련된 강의를 듣고 싶어 한다. 따라서 모든 교양 과목을 1학년 때 이수하는 대신에 영어 회화 같은 일부 교양과목을 2, 3, 4학년 때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게 해서 조정하고, 1학년도 전공기초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여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빨리 적응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 상담을 해보면 1학년 과목이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의 복습이나 심화학습 수준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반수나 재수를 생각한다고 말한다. 인문계 학생은 전공에 상관없이 고시나 회계사 등을 준비할 수 있는 반면에, 자연계 학생은 의사나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대학에 다시 입학해야만 하기 때문에 자연계 학생의 자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전공과목을 1학년 과정에 도입하여 자기가 선택한 전공에 대해 일찍 알게 해서 학생들이 방황하지 않게 해야 한다.

 

 

둘째, 교양과목의 수강 대학에 강의실을 배정해야 한다. 농생대에서는 소속감이 떨어지는 1학년 학생들을 위해서 ‘기초과정생 휴게실’을 마련하였으나 이용자가 적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1학년의 모든 강의가 타대학에서 진행되어 농생대 건물에 올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양과목 강의를 해당 대학 건물에서 실시한다면 자연스럽게 해당 대학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셋째, 고등학교 교육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육 사이에서 대학은 올바른 교양과 전공교육 방향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대학 신입생들의 학력 수준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고 한다. 고등학교가 평준화되었으니 당연히 학력이 저하되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변화에 맞추어 대학 교양교육을 어떻게 개발하여 전공 교육과 연계시킬 것인지 연구해야 할 것이다. 자연계의 경우가 더 걱정이다. 어려운 전공 강의는 수강을 기피하다 보니 기업체에서는 부실 교육이라고 대학을 원망한다. 또한 졸업학점과 전공 이수학점이 줄어들어 4학년 과목은 폐강위기에 몰리기도 한다. 졸업학점은 유지하더라도 전공이수 학점수를 늘리고 1학년 교양과목은 고등학교 과정과 연계하여 수준별 교과목을 개발하고, 3, 4학년 전공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하여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과목을 포함한 전공필수 과목을 3, 4학년에 집중 개설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2학년까지는 전과, 복수전공 등으로 다양한 자기 진로를 생각하고 3학년에 진입하면서 전공분야가 거의 결정되기 때문이다.

 

 

넷째, 교양교육이 전공교육과 유기적으로 잘 연계되어야 한다. 전공교육과 유리된 교양교육은 시간 낭비일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계의 경우, 교양과정 수학과 전공과정인 공학수학과의 연계, 교양과정 물리, 화학 과목과 전공과정인 열역학, 유기화학 등과의 관계 등이 매끄럽게 연결되고 중복이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양과정 개설 대학과 전공과정 개설 대학 간의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차세대 리더 양성을 위한 교양 지식과 전문 소양 교육은 참으로 중요하다. 고등학교 교육과 연결되는 교양교육, 내실 있는 전공교육과 더불어 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방향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토론식 교육, 대화식 교육, 문제해결 중심 교육, 그룹별 프로젝트 중심 교육, 인턴 교육, 현장실습 교육 등 많은 형태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기초과정, 인문계, 자연계, 또는 학부별로 교육과정의 올바른 방향이 확립되어야 비로소 서울대학교가 세계 일류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어느 대학처럼 외국인에게 대학 운영을 맡겨야 될지도 모른다.

 

조성인 교수 (농생대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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