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 가다

서울대 ‘SNU301’팀이 자율주행차 경진대회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자율주행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받았다. 왼쪽부터 이현성 씨(기계항공공학부 박사과정·15), 김선욱 씨(박사과정·14), 정용환 씨(박사과정·14), 박성렬 씨(박사과정·15), 이호준 씨(석박사통합과정·16).

지난달 28일(금) 신진자동차 운전전문학원 기능시험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주최 자율주행차 경진대회 예선에서는 열한 개 대학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이 대회는 대학생이 부품을 받아 직접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기술 개발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학팀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아반떼 한 대와 장애물을 탐지하는 레이저 센서 네 대, 차선을 탐지하는 사방 카메라 네 대, 전`방 카메라 한 대로 모두 같은 부품을 받았다. GPS가 없기 때문에 차량의 위치는 차선이나 장애물을 인식해 컴퓨터 내에 지도와 가장 잘 맞는 곳을 찾아 추적했다. 각 대학팀은 자기 팀의 알고리즘에 맞게 차량에 센서를 부착할 위치를 결정했고, 컴퓨터가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차량을 개조했다.

네 번째로 출발한 서울대 ‘SNU301’팀의 차량은 상당히 순조롭게 주행했다. 시험장이 본래 소형차용 시험장이어서 준중형차 아반떼에게는 사람도 차를 몰기 힘들 정도로 도로 폭이 좁았지만, 서울대 팀 차량은 차선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참가자들이 특히 어렵다고 여긴 U턴 구간에서도 차량이 느리게 회전하며 차선을 지켰다. 이호준 씨(기계항공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16)는 “사람은 핸들을 최대로 감고 돌면 되지만, 자율주행차는 어디서 최대로 감을지 몰라서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하므로 U턴하기가 쉽지 않다”며 “U턴 시 차량을 일부러 느리게 돌도록 설계한 점이 유효했다”고 덧붙였다.

대회 참여자들이 가장 까다롭다고 여긴 U턴 구간. 서울대 팀 차량은 U턴 시에 이동 속도를 느리게 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해 이 구간을 차선의 이탈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중간 코너에서는 차량이 회전하지 않고 벽에 부딪칠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정용환 팀장이 비상정지 버튼으로 차량을 잠시 멈춰 세워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이현성 씨(기계항공공학부 박사과정·15)는 “그 부분에서 차선의 색이 바랬고 차선이 낡아 코너임을 늦게 인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서울대 팀 차량은 차선을 바꿨다가 되돌아오는 미션도 성공했고, 장애물을 피하는 미션도 성공한 후 최종 지점에 도착했다.

다른 대학팀의 노력과 개성도 돋보였다. 다른 대학팀이 네 대의 레이더 센서를 차체 이곳저곳에 분산해 부착한 것과 달리, 성균관대 팀은 레이더 센서 네 대를 조합해 지붕 위에서 회전시켰다. 카이스트 팀은 후진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도로에 부딪칠 것 같으면 차량이 자동으로 후진하기도 했고, 열한 개 대학팀 중 유일하게 자동 주차 미션도 성공했다. 이현성 씨는 “주최 기관이 센서와 장소를 선택해서 그것에 조건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8개 미션 점수와 차선 유지 점수 등을 합산한 결과 서울대 팀이 예선 1위를 차지했다. 정용환 씨는 “이런 환경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어려웠지만, 팀원 간 협업이 잘 돼서 연구 기간이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예선을 통과한 대학팀은 내년 5월에 열릴 본선에서 레이싱 형식으로 대결할 예정이다.

 

사진: 김여경 기자 kimyk37@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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