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무게를 견디고 일어나야 할 때
‘서울대’ 무게를 견디고 일어나야 할 때
  • 대학신문
  • 승인 2016.11.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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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정 강사(교육학과)

서울대는 국내 최고 엘리트 대학으로 불린다. 이런 서울대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서울대라는 것이 자신들의 삶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싶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특권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서울대’가 주는 특권을 내가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공표하는 것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고 불편함을 느낀다.

̒서울대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것은 특권이다. 개인성취의 결과라 하더라도 서울대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얻음으로 다른 사람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수업시간에 자주 등장한 이야기지만, 서울대 학생이기 때문에 다른 대학생들보다 ‘과외’라는 알바를 더 쉽게 구할 수 있고 과외를 여러 알바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명성 있는 몇몇 다른 대학들을 제외한 다른 대학 학생들의 경우, 과외는 알바로 선택할 수조차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귀한 특권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왜 서울대 학생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끊임없이 질문해보자. 다시 질문해 보자. 누가 서울대 학생이 될 수 있는가? 서울대 학생이 되면 당연히 특권을 가져야 하는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가 학벌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 사회적 배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 내포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모순들이 보인다. 저명한 학자들의 수많은 학술적 분석이 무색하게 자신의 경험에서 그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서울대 학생이 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 의미는 더욱 강렬하다. 실제로 그러한지 여부에 대해 생각하지 않더라도 지식인이라 분류되는 사람들 중 소위 최고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못하는 것 없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같고, 그들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고, 사회의 모든 권력은 서울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서울대 밖의 사람들은 많이들 그렇게 서울대와 그 구성원들을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비판, 때로는 비난을 쏟아낸다. 서울대와 전혀 무관한 기득권층의 일이라 해도 때로는 그 화살이 서울대를 향하기도 한다.

현 시국에 서울대는 계속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이 시작이다. 당시 의대생들의 대자보는 교수와 의사라는 기득권층을 향했었기에 많은 응원을 받았고 지식인들의 참 모습이라는 지지를 얻었다. 사람들은 ‘자기 밖에 모를 줄 알았던 똑똑이들이 올바른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서울대 학생회의 시국선언은 ‘선봉’이라는 말 때문인지 많은 비난을 받았다. ‘선봉’이라는 어감 때문이었는지 사람들은 “왜 니들 서울대가 선봉에 선다고 말하냐”며 조롱했다. 사람들은 서울대가 늘 앞자리에 있는 것이 불편하고 싫다. 선봉은 이화여대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서까지 서울대가 앞에 서는 것이 불쾌하다. 그들은 이 시국의 해결까지 잘난 너희들이 다 할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선을 긋는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길 바란다.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그 상징을 짊어지고 이제 어떻게 양심 있는 지식인으로 살아갈 것인지. 자신의 특권이 무엇인지 이것이 어떻게 생기게 된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성찰하고 행동하면 나와 다른 위치의 사람들의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왜 내가 가진 기회를 이 사람들은 가지지 못했을까, 이 때문에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을까?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나올 수 있다. 지식인이란, 사회변화에 앞장서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특권에 대한 성찰을 통해 특권이 주는 무게감을 견디고, 변화를 위해 다른 위치의 사람들과 소통·연대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그 모습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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