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며 대학가의 동맹휴업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대도 지난달 30일(수) 동맹휴업을 실시했다. 또 당일 오후 2시 30분부터는 본부 앞 잔디에서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11.30 서울대 동맹휴업대회’(동맹휴업대회)가 열렸다. 동맹휴업대회는 제58대 김보미 총학생회장 대회사를 시작으로 △과/반 대표자 △본부점거본부 △민주화를 위한 서울대 교수협의회(민교협) 등 학내 구성원의 발언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발언 사이사이에 문화공연이 마련됐다. 대회 직후 오후 4시경 학생들은 서울대입구역까지 학외행진에 나섰으며 곧이어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합류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달 22일 학생들은 행정관(60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서울대 동맹휴업 선포문’을 발표했다. 앞서 총학생회(총학)는 18일부터 4일간 동맹휴업 발의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이에 330여명의 학생들이 서명에 동참한 바 있다. 학생들은 선포문에서 “오늘날 진리는 강의실에 있는 것이 아닌 박근혜를 퇴진시키는 바로 그 거리에 있다”며 “학생들의 요구와 힘으로 이 동맹휴업을 정당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동맹휴업 선포 후 총학을 비롯한 각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동맹휴업 독려 활동을 펼쳤으며 동맹휴업에 대한 교수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총학은 온라인으로 동맹휴업 설명 자료를 제공하고 동맹휴업 참가선언을 받았으며 30일 오전에는 각 단과대 학생회에서 동맹휴업 참가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배부했다. 한편 일부 교수들은 휴강이나 수업시간 단축을 통해 학생들의 뜻에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30일 학생들은 오후 2시 학내행진 후 2시 30분부터 동맹휴업대회를 가졌다. 동맹휴업대회는 학내 구성원들의 발언과 동아리 공연 및 자유 발언으로 구성됐다. 김보미 전 총학생회장(소비자아동학부·12)은 “오늘 이 자리는 서울대 학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강의실을 박차고 나와 거리로 나가자는 결의의 장”임을 밝히며 “학생사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나라의 구성원들과 함께 정의와 민주주의를 향해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교협 소속 박배균 교수(지리교육과)는 “학생들이 권리이자 의무인 수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민주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연하고 정당한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캠퍼스에서, 거리에서, 광화문에서, 참된 민주주의를 위해 행동하는 배움을 하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동맹휴업대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결의문에서 학생들은 “반헌법 범죄자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운운하는 것은 야합일 뿐”이라며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동인 동맹휴업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의 길에 앞장서자”고 선언했다.


대회 직후 본부 앞 잔디에서 학외행진을 시작한 학생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울대입구역까지 1시간 가량 행진했다. 행진 후 시청역으로 발걸음을 옮긴 학생들은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민불복종의 날’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강유진 사회대 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13)은 “우리의 외침이 박근혜, 최순실을 향한 분노에만 그쳐서는 안된다”며 “이러한 사태 기저의 제도적·구조적 문제를 타파해야 하기에 학생과 시민의 손으로 이뤄내는 퇴진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이후 학생들은 시민들과 함께 거리행진에 나섰으며 추후 총학은 오는 3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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