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행정관 4층 대회의실에 모인 본부점거본부 총회 참석자들이 본부 점거의 향방과 대책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 날 참석자들은 1안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본부 점거 지속 및 연대 확대’를 최종 채택했다.

 

지난 10일(화) 본부 점거 향방 및 향후 투쟁 계획을 논의하는 ‘본부 점거 향방 및 향후 투쟁계획 채택을 위한 총회’가 점거 중인 행정관(60동) 4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추후 활동 방안으로는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본부 점거 지속 및 연대 확대’가 채택됐으며, 이후 구체적인 사항은 총학생회(총학)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1안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본부 점거 지속 및 연대 확대’ △2안 ‘총장-이사회 체제에 맞선 투쟁으로 행동 방향을 변경’ △3안 ‘점거 해제 조건의 마지노선을 정해 그에 준하는 최소한의 성과를 얻어낸 후 행동방법 변경’ 중 적절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3가지 안은 공통적으로 본부 점거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투쟁의 구심점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본부 점거 지속 여부와 점거 국면 전환의 필요성을 두고 충돌했다. 1안은 2011년 법인화 투쟁 당시 본부 점거의 해제와 함께 투쟁 동력이 크게 상실된 선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점거를 지속해야 함을 골자로 한다. 2안은 본부 점거의 동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으며, 점거를 통해 실시협약 철회를 이끌어 낼 청사진이 없기에, 필요한 경우 점거의 해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실시협약 철회 시도와 학우들의 관심 유도라는 두 가지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며 대응 방향을 모색하되, 성공적인 봄 투쟁을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핵심으로 하는 3안은 발의자 이은호 씨(서어서문학과·09)의 불참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논의 중 대리자 이동현 씨(자유전공학부·13)가 3안을 대체할 수정 발의안을 배포했으나 참석자 1/4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발의되지 못했다.

이후 논의는 1안 지지자와 2안 지지자 간 양강 국면으로 이어졌다. 1안 발제자인 이시헌 씨(자유전공학부·15)는 “점거가 힘든 길인 것은 맞지만 실시협약 철회를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이라며 본부 점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부 점거의 동력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3월까지 점거를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U」 선본의 당선은 본부 점거에 대한 학생들의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활동의 동력은 소진되지 않았고 점거는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2안 발제자인 ‘서울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의 김상연 씨(사회학과·12)는 “점거활동의 핵심 동력 중 상당수가 방학기간, 새맞이준비 등으로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봄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본부 점거의 철회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본부 점거가 투쟁의 구심점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현 방식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면 점거 방식의 질서 있는 후퇴도 고려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결 결과, 표결 참여 학생 35명 중 1안 22표, 2안 13표, 3안 0표로 1안이 최종 채택됐다.

본부점거본부가 총회에서 향후 활동 방향을 의결함에 따라 총학 역시 의결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조소과·11)은 “동아리방이 없는 동아리에 공간을 대여하고 본부 공간을 열람실로 활용하는 ‘제2학생회관’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또 외부 인사와의 사회적 연대 시도를 활성화해 시흥캠퍼스 문제를 대외적으로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정유진 기자 tukatuka1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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