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학과
황인경 교수

인터뷰를 위해 찾은 황인경 교수(식품영양학과)의 연구실에선 논문지도가 한창이었다. 식용곤충에 관한 논문에 조언을 해주고 있던 황 교수는 퇴임 직전까지 학생 지도에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일단은 당분간 여유를 가지고 푹 쉴 예정”이라며 웃어보였다.

황 교수가 식품영양학을 선택한 이유는 실생활과 맞닿은 가정학의 한 분야면서도 자신 있었던 화학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70년대 중반엔 아직 낯선 분야였던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황 교수는 “부정적인 주변의 시선과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가정 생활과 학문을 병행하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황 교수는 미국 유학 생활 중에 결혼과 출산을 하게 되면서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가정과 학문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당당히 도전했다.

황 교수는 자신이 겪었던 것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성들은 학문을 이어나가거나 사회진출에 어려움이 많다”며 여성들이 처한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황 교수는 “언젠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자신 있게 둘 모두를 병행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재직 중 이른바 완전식품으로 각광받는 콩에 대해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는 산지별 원료 콩의 가공적성*이나 싹 틔운 콩을 이용한 두유 제품 개발을 연구해 우리나라 콩 연구 분야에 큰 기여를 했다.

뿐만 아니라 황 교수는 식용곤충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재 실험 단계에 있는 곤충쿠키나 실제 제품으로 출시된 효소 분말을 보여주며 “곤충은 고단백질과 고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환경보호와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매력적인 미래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 해소와 본격적인 산업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더불어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외형을 숨기는 분말화와 같은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퇴임을 앞둔 황 교수는 여전히 식품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출석을 부를 때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떠올린다는 그는 “경쟁이 심해진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가공적성: 원료를 인공적으로 처리해 가공제품으로 만들 때 해당 제품에 알맞은 원료의 성질이나 특징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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