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학과
유효선 교수

캠퍼스 안 커피 향 가득한 한 카페에서 유효선 교수(의류학과)를 만났다. 그는 퇴임을 앞두고 있음에도 각종 학회 참가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인터뷰 요청에 선뜻 응했다.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유 교수는 “오랜 시간 동안 믿고 따라 준 학생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유 교수는 예술, 소재과학, 사회과학, 복식사 등 광범위한 분야를 두루 섭렵해야 하는 의류학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가정학이 아직 생소했던 70년대에 의류학을 전공했으며, 의류학의 다양한 하위분야 중에서도 소재과학의 전문가로서 경력을 이어왔다. 그는 소재과학에 대해 “의류학의 여러 분야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학문”이라며 “생물학과 생화학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지만 디자인이나 복식사와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가정 교과서 편찬에도 참여했다. 그는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의생활을 올바르게 영위하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편찬에 임했다. 유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생활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의류 라벨을 보는 방법이나 시중 의류의 주요 소재와 같은 기초적인 지식을 싣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또 유 교수는 전국 각지에서 발굴되는 우리나라 옛날 복식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이어오기도 했다. 그는 출토복식에 대해 “과거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당시 복식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특히 광주민속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진행했던 연구가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옷만 봐도 그 인물이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다”며 “소박한 장군의 묘에서는 면직물로 이뤄진 옷만 나오는가 하면, 탐관오리의 묘에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의류와 장신구가 출토되곤 한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의류의 역사뿐만 아니라 의류의 미래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환경을 고려한 의류 소재 개발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유 교수는 “업사이클링을 활용한 가방 업체나 3D 프린터를 사용해 페트병의 폴리에스터를 옷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퇴임 후에도 전공 분야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러 학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역사자료를 분석해서 우리나라 복식사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며 “항상 시간을 귀중히 여기고 자신 스스로를 챙길 것”을 당부했다.

사진: 윤미강 기자 applesour@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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