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넘어 ‘배리어 프리’한 세상을 향해
문턱 넘어 ‘배리어 프리’한 세상을 향해
  • 대학신문
  • 승인 2017.04.02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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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내 장애인 이동권 운동가 하태우 씨(심리학과·10)

누구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누구에게는 당연하지 않다. 시내버스를 타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정원을 구경하고, 때로는 새로 생긴 가게에 방문해보는 것. 이 모두는 비장애인에게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이 사소한 일상을 위해 끝없이 요구해야만 한다. 근이양증을 앓고 있어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하태우 씨(심리학과·10)는 7년간 학교에 다니며 학내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힘써왔다. 교내 동아리 활동, 사업 참여 등으로 관악구의 많은 것을 바꿔낸 그는 “계속해서 휠체어를 탄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 이동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모든 곳을 휠체어로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하태우 씨는 2014년 장애인 학생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장애인권 동아리 ‘턴투에이블’의 초기 구성원이며 현재는 회장직을 맡고 있다. 턴투에이블은 비록 그 역사가 길진 않지만 굵직한 학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여러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학내를 순환하는 버스 중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5516이 유일했다”며 “과속방지턱에 의해 낮은 차체가 손상된다는 이유로 운행 중지됐던 5516 저상버스의 재도입을 위해 턴투에이블에서는 학생서명을 받고 관련 기관들에 연락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러한 활동으로 5516 저상버스는 2015년 재도입 될 수 있었다.

관정도서관 시설 개선 역시 하태우 씨가 활동하는 턴투에이블에서 이뤄낸 일이다. 관정도서관은 개관했지만, 관정도서관 옥상정원이나 뒤편의 매장은 계단과 턱 때문에 장애인 학생들이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관정관 개선을 위해 본부에 계속 연락했지만, 관계자들이 서로 자신의 담당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인권위원회에 제소까지 할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쳐 시설개선을 이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관정도서관에는 장애인 학생들도 옥상정원과 매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리프트와 경사로가 생겼다. 그는 “옥상정원을 사진으로만 보다가 처음 가보니 너무 좋았다”며 그때의 감회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진작 해결되지 않아 당사자들이 직접 행동을 해서 얻어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태우 씨는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 등 이동 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IT 기업 ‘배리어윙스’에도 참여했다. 그는 “배리어윙스에서 5개월 정도 일을 도와주며 샤로수길 31개의 점포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활동을 했다”며 “입학 초기에 녹두거리나 샤로수길, 낙성대에서 갈 수 있는 가게는 ‘와돈’ ‘뜨락이야기’ ‘로향 양꼬치’ 등 몇 개 없었지만, 현재 배리어윙스 사업으로 갈 수 있는 선택지가 늘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점주들의 동의를 받으러 현장에 나가야 하는데 날씨가 추워 고생스러웠다”며 “생각보다 점주들이 장애인 이동권에 무심해 무상으로 설치해주는 경사로를 거절한 적도 많았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더 프리한 캠퍼스를 위해선=턴투에이블과 배리어윙스에서의 활동으로 학내외 시설의 많은 부분에 개선이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하태우 씨는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지만 아직 아쉬운 점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교내 화장실의 장애인 전용 칸은 따로 구비된 장애인 화장실에 비해 비교적 좁아 장애인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그는 “‘바운스팩토리’라는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학생회관 내의 동아리방이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는 층에 있었기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었다”며 여전히 교내 곳곳에 장애인 학생이 접근 불가능한 곳들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접근이 가능하더라도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 학생들이 이동하는데에도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그가 실제로 학생회관 1층에서 2층 라운지로 가기 위해서는 건물에서 나와 행정관과 중앙도서관을 지나 꽃집 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단어 자체가 비장애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이동’이라는 행위가 비장애인들에게는 매우 당연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하태우씨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대중교통이나 도서관 등의 수많은 혜택을 같은 시민이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받지 못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장애인 이동권의 보장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것은 턱 한 개뿐”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된다면 그곳에서 장애인은 더는 장애인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졸업 후에 대학원에 진학해 심리학을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일상에서부터 계속해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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