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대 학부생 대선 여론 조사
2017 서울대 학부생 대선 여론 조사
  • 강경희 기자
  • 승인 2017.04.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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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이에 따른 조기 대선 국면을 맞아, 『대학신문』은 서울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정치의식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조사는 1985년 이래로 열 번째 실시되는 것으로 정치의식 및 관심도, 정치 성향, 대선지지 후보, 정책 선호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달 10일부터 16일까지 오프라인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본부 학생처가 산정한 2017년도 1학기 등록생을 모집단으로 하고, 1,166명의 최종 표본을 얻었다. 설문을 위해 서울대 통계연구소의 도움을 받았으며, 설문조사는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는 ±2.87%다.

지지하는 대선후보를 묻는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22.4%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으며, 안희정(13.1%), 안철수(11.1%), 이재명(10.0%), 심상정(8.9%), 유승민(1.8%), 홍준표(0.2%)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31%로, 이는 1위를 차지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서울대생, 2017 대선을 논하다

◇서울대생, 문재인 지지율 1위=지지하는 대선후보를 묻는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2.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는 보수층(6.5%)에 비해 진보층(32.1%)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으며, 성별 지지율은 남성 21.8%, 여성 23.3%로 고르게 나타났다. 문 후보에 이어 같은 당 안희정 후보가 13.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1.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0%,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8.9%의 지지율을 기록해 한국갤럽이 실시한 일반 국민의 지지 후보 순서와 대체로 비슷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에서 서울대생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일반 국민의 지지율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지지율 1위인 문재인 후보와, 2위 안희정 후보의 경우 일반 국민 대상 조사에서보다 지지율이 각각 10%p, 4%p가량 낮게 나타난 반면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6%p 이상 상승했다.

이들이 해당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후보별 지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서울대생의 54.2%가 ‘공약 및 정책방향’을 가장 주된 지지이유로 꼽았으며 ‘정치적 이념’(19.9%)은 그 뒤를 이었다. 후보별로 살펴보면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야당 후보들의 경우 후보별 지지자들의 약 60% 이상이 ‘공약 및 정책방향’을 가장 중시했지만, 문재인 후보 지지자의 경우 응답자의 30.4%만이 이를 택했다. 대신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22.1%가 전체 응답에서 12.5%에 불과했던 ‘후보의 도덕성’을 주된 지지 이유로 꼽았다. 이는 문 후보의 청렴한 이미지가 서울대생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가장 당선을 원치 않는 후보’로는 황교안 직무대행이 1위를 차지했다. 황 직무대행은 이번 설문조사 기간 도중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음에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2%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로는 문재인 후보가 9.7%의 응답을 얻어 뒤를 이었다. 안철수, 안희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각각 20.2%, 17.1%가 가장 당선을 원치 않는 후보로 문 후보를 선택했다.

◇진보는 심상정, 보수는 안철수 지지 뚜렷=이번 조사에서 8.9%의 응답자가 심상정 후보를 지지했다. 이는 일반 국민 중 2%, 20대 중 5% 안팎의 지지율보다도 높은 수치로 심상정 후보에 대한 서울대생의 지지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상정 후보는 진보층과 여성에서 모두 15%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문재인 후보 다음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안철수, 안희정 후보가 각각 22.4%, 15.0%의 지지를 얻어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보수층으로의 확장성을 보여준 두 후보가 보수 c 지지층을 흡수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성별 지지율에서는 안철수, 안희정 후보 모두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아직 지지후보 없다는 부동층, 30% 넘어=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31%에 달했다. 지지후보가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4%가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라고 답했으며 ‘정치에 무관심해 후보들에 대해 잘 몰라서’라고 답한 비율은 32.4%를 차지했다.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부동층은 진보층(20.6%)에 비해 보수층(34.6%)에서 확연히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길 잃은 보수층의 표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정농단 사태,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가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보수정당 후보들이 선명성을 부각하지 못함에 따라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보수정당 후보들에게 향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층은 ‘새로운 인물 적극 등용 등 정치권 세대 교체’를 한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정치 개혁 과제로 꼽았으며 앞서 제시한대로 보수층은 야당 소속의 안철수, 안희정 후보를 대선후보 1,2위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개혁은 ‘이재명’, 안정은 ‘문재인’

개혁, 안정, 소통, 유능, 신뢰의 5가지 단어를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후보는 누구일까. 먼저 개혁에서 이재명 후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50.9%에 달했다.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정권을 강력히 규탄하며 가파른 지지율 상승을 보였던 이재명 후보는 이후 정책 방향에서도 검찰 개혁, 재벌 개혁, 국방 개혁을 제시하며 ‘개혁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징성이 응답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안정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49.0%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한 차례 검증 받은 문 후보의 안정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안정적인 후보로서의 이미지는 ‘신뢰’ 부문의 높은 점수로 연결됐다. 전체 응답자의 35.4%가 ‘신뢰’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후보로 문 후보를 선택해 10%대 지지를 넘지 못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문 후보가 신뢰 이미지에서도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통에서는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후보가 각각 25.1%, 24.5%, 24.0%씩 선택을 받아 세 후보가 고르게 지지를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세 후보가 소통에서 비슷하게 높은 점수를 받은 데에는 민주당 경선이 흥행몰이를 하며 언론에 많이 노출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능 부문에서는 문재인 24.4% 안희정 20.5% 안철수 20.2%, 이재명 17.5% 순으로 여러 후보가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았다.

3. 차기 대선, 키워드는 ‘개혁’

◇서울대생이 꼽은 이번 대선 키워드는 ‘개혁’=한편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적 당면 과제를 묻는 문항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고른 응답자는 55.4%로 가장 높았다.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문항에 ‘정치 개혁’이라고 답한 비율은 75.0%로, ‘정치 안정’(25.0%)보다 3배 높았다. 특히 보수층에서도 절반이 넘는 64.2%가 정치 개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응답해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한국 정치 체제의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준호 씨(수학교육과·12)는 “일제강점기와 독재정권을 거치며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졌다”며 “정경유착과 검찰 비리 등의 문제는 이러한 인식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정치 개혁의 과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정부패 척결’ 다음으로는 ‘복지확충과 양극화 해소’(21.0%),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12.3%)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대생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선택한 비율이 여타 조사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달 15일 리얼미터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투표기준’을 묻는 질문에 ‘경제 회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5.2%로, ‘적폐 청산’과 공동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서울대생 78%, “차기 대통령이 삶을 변화시킬 것”=서울대생은 차기 정부를 통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통령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78.5%로, 5명 중 4명꼴이었다. 이 같은 긍정적인 답변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높게 나타났으며, 정치 관심도가 낮은 응답자들보다 높은 응답자들 사이에서 더 높았다. 박원호 교수는 “이는 기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실망감과 무관하게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정치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래픽: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이은희 기자 amon0726@snu.kr

정채현 기자 chjeong9727@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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