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의 시선

김영택
기계항공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일반 사람들에게 기계항공공학부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본다면, 대부분 스케일이 큰 분야를 생각할 것이다. 자동차, 생산설비기계, 포크레인 같은 중장비, 비행기, 우주선 등의 커다란 기계제품들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커다란 제품들이 아닌, 마이크로·나노(10⁻⁶/10⁻⁹) 사이즈에서의 연구 역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나는 마이크로·나노 분야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으며, 기계전공이 아닌 타 전공생들 및 일반인들에게는 상당히 사소하며 잘 보지 못한 분야일 것이다. 그러나 작은 스케일로 분석하고 역학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분야이며 어떤 물체를 본질적으로 파악하기에 유리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대학원에 온 현재 시점에서, 나는 학부과정 때에는 작아 보이고 사소해 보였던,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그렇지 않으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석박사 통합으로 대학원을 입학해 2학기에 재학 중인 현 시점에서 학부생활을 돌아보자면 나는 나름 알차게 살아온 것 같으면서도 후회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는 대학생 생활에 있어서 작은 것들이니까, 눈 앞에 쉽게 보이지 않으니까 소홀히 하거나 놓친 것들인데 그 중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교양적 지식이다. 이는 졸업을 위한 필수교과과정에 속해 있는 필수교양이라든가, 일정 학점 이상 채워야 하는 일반교양 과목들을 뜻하는 게 아니다. 학점과 관계 없이 본인이 중·고등학생과 다른 차원인 대학생으로서 공부하고 싶거나 흥미가 있어 보이는 것들에 대한 본질적인 추구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것들을 권유하고 바라기에 떳떳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정작 나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공 수업으로 인해 공부하는 것 자체에 어느 정도 지쳐있었기에 어떻게든 로드가 쉬운 수업을 들으려고 혹은 학점을 잘 준다는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려고 수소문하고 정보를 수집하면서 찾아 들었었다.

그러나 지금 대학원생이 돼 앞서 말했던 과거를 회상하면 후회가 된다. 일반적으로 대학생이 졸업을 하면 대학원생이나 직장인 또는 다른 직장을 위한 시험 준비생의 길로 들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하기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다. 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소양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틈틈이 시간을 내서 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교양적 지식을 쌓기에는 학부생만큼 최적인 지위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전공 지식을 학습하는 데 벅차서 혹은 경제적이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 그럴만한 여유가 없어서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부생의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를 모두 봤을 때 그러한 상황이 심각해졌으면 더해졌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당한 깊이로, 여러 분야로 교양적 지식을 쌓는 것은 인생에 있어 큰 경험일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부생들에게 나와 같이 단순히 학점을 채우기 위해서나 힘든 학부생활을 좀 더 편하기 위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학부과정에 있어 작게만 보이는 그러한 기회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김영택
기계항공공학부 석박통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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