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화) 전체학생총회(총회)는 ‘성낙인 총장 퇴진 요구’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라는 총의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를 위한 행동방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폐회했다. 이에 다음날인 5일 제22차 총운영위원회(총운위)에서는 총회에서 있었던 파행적 의사결정에 대한 사과와 기조 실현을 위한 투쟁기구 형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논의 결과 총회의 비정상적 운영에 대한 사과문 작성과 학생 총의 실현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 구성이 의결됐다.

총운위 개회 직전 총회의 갑작스런 폐회에 항의하는 학생들은 의안 3 ‘행동방안 결정의 건’ 표결과정에서 있었던 총운위의 독단적 결정에 항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 연서명한 256명의 학생들은 “총운위의 재투표 미실시와 총회 폐회로 당장의 투쟁 방안을 결정할 안건에 대해 유효표결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학우들의 민주적 결정권을 박탈한 데 사과하고 책임 있는 후속 대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총운위원들의 4.4 총회 진행 및 해산에 관한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대처 요구의 건’이 현장발의 됐으며 총운위는 이를 표결 없이 받아들였다. 구체적인 사과문의 내용은 9일 제23차 총운위에서 논의된다.

이어 총회에서 결정된 학생 총의 실현을 위해 활동할 투쟁기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제시된 선택지는 △본부점거본부와 유사한 독립적인 투쟁본부 설치 후 총학생회(총학)가 이에 결합(투쟁본부안) △총학 집행부를 투쟁기구로 전환(전환안) △총학 산하에 투쟁기구를 특대위 형태로 설치(특대위안)의 3가지였다. 전환안에 대해서는 총학의 모든 역량을 투쟁에만 집중할 시 학생복지, 공약 사업과 같은 다른 사업집행에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다수의 총운위원들이 전면적인 투쟁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특대위와 같은 산하기구는 적극적으로 투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먼저 투쟁본부안이 찬반표결에 부쳐졌으나 부결됐으며, 전환안과 특대위안 2개 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표결이 진행돼 총 14개의 단위 중 전환안 5개 단위, 특대위안 8개 단위, 기권 1단위로 최종적으로 특대위안이 의결됐다. 특대위의 위원장은 총운위에서 선임되며 특대위 구성원 모집은 9일부터 시작됐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조소과·11)은 “보다 구체적인 계획은 특대위 첫 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논의과정 중 일부 흥분한 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으며 한 참관인은 토의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위원에게 날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6일(목) 공동행동에서 학생들이 4.4 총회의 결과를 알리는 공문을 행정관 정문에 붙이고 있다.

한편 6일 오후 5시에는 행정관(60동) 앞에서 성 총장의 퇴진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6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으며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총회의 비정상적인 진행에 대해 사과했으며 학생들은 “성 총장 퇴진하라” “실시협약 철회하라”의 구호를 외치며 본부에 학생 총의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발언 이후 학생들은 본부에 총회 결과를 통보하는 공문을 전달하려고 시도했으나 직원들은 집회 직전부터 행정관 문을 굳게 잠그고 응하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은 미리 준비해 온 공문 사본 수십 장을 행정관 정문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날 집회의 사회를 맡은 고근형 씨(조선해양공학과·15)는 “4월 말까지 총학의 공문에 대한 본부의 응답을 요구한다”며 “우리 학생들은 총의 실현을 위한 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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