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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5년, 남한강변을 걸었다| 사진기획 | 4대강 공사, 남한강을 돌아보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수많은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4대강 사업을 강행했다. 그 뒤 졸속 공사·행정에서 비롯된 허점들이 서서히 드러났고, 녹조와 같은 환경오염 문제들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정권 교체와 함께 4대강 공사가 사실상 종료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을 책임지는 남한강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대학신문』이 다녀왔다.

멀리서 보는 남한강은 아름다웠다. 오후의 물살은 느릿느릿 흐르고, 봄의 강변에선 신록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발짝 더 가까이 갔을 때, 4대강 사업 전엔 없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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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전국에 16개 보가 설치됐으며, 그 중 남한강에는 3개 보가 설치됐다. 강 전체를 가로지른 보 옆에는 또 하나의 길이 있었다. 물고기들이 사람 키보다 높은 보를 오를 수 없기에 만들어진 물고기길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어도는 강 전체를 가로지른 보의 너비와는 대조적으로 좁았고, 물의 수위 또한 낮았으며,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음을 방증하는 물이끼가 잔뜩 껴있었다. 또한 보는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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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구간의 강변에서는 눈에 생경한 시설물을 발견했다. 강 쪽의 지반을 깊이 파내, 강변과 강 사이의 높이 차가 생겼다. 자연스레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꾸만 토사가 흘러내렸고, 결국 이를 막기 위해 인위적인 시설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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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남한강에서 4급수 수질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고 각종 유기물과 부유물이 퇴적되며 남한강의 일부 구간이 실지렁이가 살 정도의 환경으로 변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취재에서도 예전에는 깨끗한 모래사장이었던 곳이 진흙밭으로 변한 것을 확인했고, 어렵지 않게 실지렁이를 찾을 수 있었다. 땅을 파헤치자 검은 뻘이 드러남과 동시에 악취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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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달리다 보면 저 멀찍이 꼭대기가 뭉툭한 ‘산’이 나타난다. 한 프레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넓고, 몇 분을 걸어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 이 ‘산’은 사실 산이 아니다. 여주시는 사업 당시 강에서 퍼올린 준설토를 골재로 판매해 수익을 올릴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로는 애초 계획한 양의 절반도 판매되지 않았고 결국 애물단지로 방치됐다. 이렇게 준설토가 쌓여 이뤄진 모래산은 비닐하우스가 있는 농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바람이 불면 모래가 날리는 등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며, 임대료와 관리비로 매년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지난 2월, 정부는 녹조 완화를 위해 보들의 방류 범위, 시기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또 지난 3월 국토교통부 등에서는 보를 개방해 물을 대량으로 장기간 방류할 시 녹조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정부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악화를 인정한 셈이다. 막혔던 보가 열리고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남한강은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삽화: 이은희 기자 amon0726@snu.kr

정유진 기자  tukatuka1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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