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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정치적인, 한없이 정치적일 우리

*이 글은 『대학신문』 1941호 ‘맥박’란에 실린 송지현 취재부장의 오피니언 ‘한없이 정치적인’에 대한 반박기고문입니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저는 지난 4월 5일 총운영위원회(총운위)에서 총운위 항의방문을 주도했던 최용혁이라고 합니다. 그날 저는 256명의 연서명을 모아, 총운위원들에게 총회 파행을 초래한 것에 대한 사과와 총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결의를 요구하는 안건을 현장발의했습니다. 부장님 말씀대로라면 저는 총회 파행을 빌미로 “정치적 프레이밍”을 일삼는, “강경한 투쟁을 원하는 학생들”의 주동자인 셈입니다. 저는 ‘한없이 정치적인’ 사람입니다.

‘정치’란 무엇일까요. ‘정치학원론’ 수업의 교과서 『비교정부와 정치』는 정치를 ‘집단들이 전체 집합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집행하는 행위 또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의 공동체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내려고, 또 그것을 집행하려고 노력하는 우리는, 분명 정치적인 사람들입니다. 지난겨울 광화문에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4월 4일 2,000명의 학우와 광장에 모여 총회를 성사시키고, 5시간 동안 총회 자리를 지키며 총의를 도출했던 우리는, 정말 ‘한없이 정치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부장님은 “평범한 학생들이 가볍게 던진 표 하나, 별 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겐 명분과 주장의 근거가 됐다”라고 쓰셨습니다. 하지만 그 표 하나, 행동 하나하나는 공동체를 위한 고민이 무겁게 실린 것들이었습니다. 결코 “가볍”다고, “별 생각 없”다고 폄하할 수 없는 무게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무게를 헤아려 ‘명분’을 세우고 ‘주장’을 내세우면서, 더 나은 공동체를 실현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는 대표자의 책무이자 공동체 구성원의 적극적인 권리입니다. 그것을 정치적이라 하신다면 옳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부장님은 4월 5일 총운위의 한 참관인 발언을 들어, 강경파가 실시협약 철회 기조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강경투쟁에 소극적인 총운위를 본부와 싸잡아 매도했다고 쓰셨습니다.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그날 우리는 기조에 반대하는 학생들 개개인을 비난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비판한 것은 총운위였습니다. 총운위는 학생사회의 최고 대표자들이 모인 기구이며, 그들은 대표자로서 기조 유지라는 총의를 수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 우리가 총운위를 비판한 것은 그들이 본부점거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총의 이행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그들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총운위는 참여하는 모든 학우가 평등하게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중투쟁기구’ 안건을 부결시켰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최종의결권을 갖는 ‘특별대책위원회’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다수 총운위원이 총운위와 총의를 집행할 투쟁기구 사이에 위계를 두는 안건을 지지한 것입니다. 이에 자리에 있던 많은 학우들이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총의 집행 기구의 위상을 논하는 중대한 상황에, 한 시간 넘도록 게임 영상을 보다가 표결에 임한 총운위원이 있었습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한 참관인이 “총운위와 성낙인 총장은 환상의 짝꿍”이라는 문제의 발언을 했습니다. 사과 요청을 받자 그 학우는 즉시 사과했고, 후에 총운위원들의 불통과 권위의식을 ‘성낙인’에 비유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물론 과도한 비유였습니다. 함께 투쟁을 이끌어나갈 주체를 투쟁 대상인 총장에게 비유한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도대체 무엇에 분노했으며, 무슨 연유로 그런 발언이 나오게 된 것인지 생각해보셨는지요. 부장님은 발언 맥락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도 없이, 해당 발언을 그저 우리를 ‘강경파’로 프레이밍해 비난할 ‘건수’로 삼으셨습니다. 정말 유감입니다.

이 지면을 빌어 약속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한없이 정치적’일 것입니다. 총회 개회가 결정된 3월 이후 우리는 기조 유지가 학생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며 학우들을 설득해왔습니다. 많은 학우들이 총회에서 우리와 같은 의견을 표명했고, 결국 우리의 주장이 총의로 의결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낙인 총장 퇴진’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라는 너무도 정치적인 학생사회의 총의를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잘못된 행동과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비판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해 우리의 정치를 폄하하거나 단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비난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우리는 학생사회의 의사 결정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뤄내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정치들을 통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니까요.

 

최용혁
정치외교학부·15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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