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토)부터 인문대 8개 동, 사범대 5개 동, 자연대 12개 동에 통합경비시스템이 도입됐다. 통합경비시스템은 학내 여러 곳의 장소와 건물을 학내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자연대(25동)에 위치한 통합 상황실에서 종합적으로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한편 이에 따라 각 단과대에 상주하던 경비 인력이 사라지면서 불편함 또한 제기되고 있다.

통합경비시스템은 중앙 상황실에서 원격으로 건물 출입통제와 같은 경비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경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작년 3월에 인문대 14동 건물을 시작으로 9월에 체육문화교육연구동(71동), 리모델링한 행정관(60동)에 시범사업 차원으로 확대 도입된 바 있다.(『대학신문』 2016년 9월 11일 자) 그러나 강의실이 밀집해 있는 각 단과대 건물에 이러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다수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퍼스관리과에 따르면 통합경비시스템은 △건물 및 강의실별 출입통제 학생증·지문인식기 △치안 및 화재 방지 감시카메라 △여자화장실과 실외에 설치된 위급상황 대비 비상벨을 포괄한다. 또 통합 상황실에 상주하는 외부 보안용역인력에 의해 24시간 관리되기 때문에 각종 사건사고 발생 시 신속한 초동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각 동에서 기존에 경비업무를 수행하던 경비원 인력이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의견이나,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사범대에서 비학생조교로 근무했던 이창호 씨(지리교육과 석사과정·13)는 사범대(10동) 앞 게시판에 ‘존경하는 사범대학 안전관리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부착해 더 이상 근무하지 않는 경비원들을 최첨단 시스템이 대체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씨는 “분실물 관리, 강의실 창문 잠금 확인, 소등 확인과 같이 상주 인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며 “통합경비시스템이 이러한 업무를 잘 대체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인문대에서 근무하는 A조교는 “중앙의 상황실 한 곳에서 사소하고 돌발적인 업무를 이전처럼 유연하게 처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출입통제 시 구성원 확인을 위해 지문이나 개인정보 제공을 해야 하는 절차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통합경비시스템 도입으로 텅 빈 인문대 6동의 수위실과 자연대에 새로 설치된 출입통제 학생증 인식기가 대비된다.

한편 원래 각 단과대에 있던 경비 인력은 통합경비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건물 중 경비원 정년퇴임으로 공석이 생긴 곳에 재배치됐다. 본부는 통합경비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해서 기존의 경비원을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정년퇴직 직원 수에 맞춰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방우 경비원은 “갈수록 노년층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같다”며 “새로운 기술이 경비업무를 더 수월하게 수행하겠지만 이런 추세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범대에서 7년간 근무하다가 이번 통합경비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4월 초부터 두레문예관(67동)으로 재배치 받았다.

기존 상주인력이 수행하던 각종 잡무가 다른 곳으로 분산됨에 따라 업무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인문대 A조교는 “단과대 근조기 및 교육 자재 관리 업무가 갑자기 행정실이나 학과 사무실로 이전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간행물 실내 배포, 마스터키 관리의 업무는 같은 용역관리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는 청소 노동자가 떠맡을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본부는 통합 상황실에 충분한 인력이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캠퍼스관리과 온기홍 실무관은 “10명 이상의 인력이 돌아가며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고 기존 경비인력이 수행하던 각종 순찰이나 민원 업무도 잘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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