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음악이란?

 
▲ © 강정호 기자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같은 원맨 밴드가 드럼이나 기타없이 어떻게 혼자서 앨범을 만들 수 있었을까? 바로 컴퓨터음악을 이용해 모든 악기를 연주하고 녹음해 음반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목)부터 전자음악협회가 주최하는 ‘2004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제컴퓨터음악제’ 홍보이사 김준 교수(동국대겦齡섰絹助紵逵?는 “영상과 결합된 멀티미디어음악과 뉴미디어음악 등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컴퓨터음악의 국제적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준비했다”며 행사취지를 밝혔다. 

 

오늘날 컴퓨터음악(Computer Music)은 전자음악(Electronic Music)과 동일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컴퓨터음악은 전자음악의 상위개념이다. 컴퓨터음악 작곡가 최종문씨는 “새소리, 바람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짜집기(몽타주)하던 식에 불과하던 전자음악은 198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PC)의 등장과 함께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며 그 기원을 설명했다. 미디음악전문가 방재혁씨는 “컴퓨터는 녹음된 전자음악을 데이터로 인식해 사용자의 프로그래밍으로 잡음을 없애고 원하는 음원만을 잡아내는 등 전자음악의 실험적인 편집을 가능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컴퓨터음악은 자신이 원하는 음원을 만들어 연주하는 ‘미디시스템(midi-system)’과 컴퓨터에 음원을 녹음해 편집하는 ‘레코딩시스템(recording-system)’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미디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실용음악 쪽에서 통용되는 컴퓨터음악이다. 이것은 음원이 저장돼 있는 사운드 모듈을 이용해 마스터키보드로 연주를 하면 미디(midi)라는 장치를 통해 음악이 데이터로 변환되어 컴퓨터로 저장되는 과정을 포함한다. 방재혁씨는 “사운드 모듈과 마스터키보드의 기능을 합친 것이 신디사이저”라며 “신디사이저는 원하는 음원의 파형을 조정해(oscillator) 새로운 소리를 만들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악기 소리를 녹음해서(sampling) 기계 속에 입력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음악은 음악창작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꿨고 새로운 장르인 ‘일렉트로니카’라는 팝장르를 탄생시켰다. 기존의 어쿠스틱 악기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소리를 만들어 내고 인간의 능력으로 한계가 있는 정교한 작업까지 가능케 했다. 방재혁씨는 “컴퓨터음악은 완벽한 음악을 추구해 음 하나하나의 높낮이와 길고 짧음, 모든 주법과 독특한 음색을 일일이 조정할 수 있다”며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음악을 수정하고 편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까다로운 4관 편성 이상이 필요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도 악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완벽한 연주를 즐길 수 있다”며 컴퓨터음악의 이점을 설명했다.

 

컴퓨터의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과 함께 컴퓨터음악의 프로그래밍 속도와 저장능력도 발달하고 있다. 컴퓨터 음악의 미래에 대해 최종문씨는 “신디사이저 같은 전자 악기들도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로 녹아 들어가 점점 소형화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컴퓨터음악은  다양한 음악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소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한편 컴퓨터 음악을 악용하는 경우에 대해 음악평론가 신현준씨는 “음악을 쉽고 싸게 만들기 위해 컴퓨터로 멜로디를 복사해 찍어낸다든지 스타가 되기 위해 가창력 없는 가수가 컴퓨터로 목소리를 조정하는 식으로 컴퓨터음악을 악용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간의 음악에 관한 감수성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과학기술이 만나 이룬 컴퓨터음악은 앞으로 무한한 발전이 예상되는 문화계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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