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학교에서 인쇄를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 인쇄할 때에는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이를테면 과제나 각종 서류 등을 주로 인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 때문에 수업이 많이 몰려있는 오전 11시 혹은 오후 12시 30분 전에는 종종 사람들이 몰리는 때가 있다. 이럴 때 줄을 서서, 수업 시간 전에 필요한 문서를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하며 마음을 졸이고 기다리는 일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나마 설치된 인쇄 가능한 컴퓨터 5대가 다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이런 문제는 더 줄어들 터이다. 하지만 인문대 신양관에 설치돼 있는 5대의 인쇄 전용 컴퓨터 중 한 대는 현재 계속 고장 난 상태로 방치돼있고, 다른 한 대 역시 지속적으로 인쇄가 되지 않다가 최근에야 고쳐지는 등 열악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에 이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혹자는 인문대 신양관 외에도 인쇄할 곳은 충분히 많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집에서 인쇄를 해오면 되지 않나’ 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충분히 많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집에 프린터가 없을 수도 있고, 집 프린터의 고장, 아니면 단순 망각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꼭 집이 아니어도 학교에 인쇄할 공간이 많지 않나’ 라는 반론을 할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논점에서 잘못됐는데, 우선 다소 주제에서는 벗어난 말이지만 타 시설들도 인쇄시설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저 수리 및 지속적 관리를 하면 해결되는 쉬운 문제인데 굳이 학생들이 불편하게 먼 곳에 찾아갈 이유가 없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사실 인문대 신양관은 학생들이 많이 찾는 장소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서울대에는 많은 신양관이 존재하지만,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찾고 인기 많은 곳은 인문대 신양관이고, 그렇기에 더욱 이 문제점이 부각되는 것이다.

위 문제를 위한 해결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인쇄 가능 컴퓨터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다. 절대적인 개수를 늘리면 사람들이 몰리는 일도 줄어들 것이고, 인쇄를 할 때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하나 예를 들자면, 사회대 라운지에는 인문대 신양관에 비해 약 2배의 인쇄가능 컴퓨터가 있는데, 이용자 수는 인문대 신양관에 비해 반도 못 미치기 때문에 필자도 인쇄를 할 때마다 불편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CP GATE 프로그램 및 장치를 설치하는 추가적인 비용이 어느 정도 들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번째 해결방안은 유지, 보수 및 관리 강화이다. 현재 작동되는 인쇄장치만 잘 활용해도 상황이 심각한 건 아니다. 더 심각한 건, 오랜 기간 수리 되지 않고 있는 인쇄 전용 컴퓨터에 심지어 ‘고장’이라는 안내조차 없다. 실제로 필자는 한 사람은 그걸 작동시키려고 노력하고, 그 뒤에 사람들은 줄을 서는 웃지 못할 광경도 목격한 바가 있다. 이 방안은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비용은 들지 않고, 기존에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효율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인문대 신양관의 인쇄 가능 컴퓨터의 개수를 늘려주거나, 그것이 곤란하다면 유지 및 보수라도 철저히 해서 서울대 재학생들 및 시설 이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인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그것뿐이다.

서덕윤
경제학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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