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선거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적고자 한다.

 

대학의 선거는 기성 정치권의 선거보다 상호비방 등이 적고 공정한 경쟁 속에서 치러져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을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학생들이 그들의 의사를 표출해 줄 대표 선출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대학의 선거분위기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또 선거분위기 침체로 인한 투표권 포기는 총학생회의 대표성 실추로 연결돼 총학생회의 공약 실천과 전체 학우들의 의견 수렴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시작은 학생들의 ‘투표권 포기’다. 선거권자가 요구하는 공약을 지닌 후보가 없고, 오히려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후보만이 있을 때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표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판단은 정치적 무관심이 아닌 치열한 정치적 고민에서 나온 개인의 의사 표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치열한 고민 아래 투표권을 포기하는 신중함을 가져야 한다.

 

한편 선관위원 및 선본원들은 친분을 이용해 투표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또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정치적 무관심자’로 규정해 싸잡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친분을 이용해 투표를 강요하거나 비투표자를 모조리 비난하면 학생들은 오히려 선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거부감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거 관계자들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더 알찬 공약과 더 재미있는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 했던 학급 반장 선거가 떠오른다. 그때는 반 구성원 모두 누가 우리의 대표로 뽑힐 것인지에 큰 관심을 가졌고, 후보로 나온 아이들도 실현 불가능하고 거창한 공약보다는 학생들을 배려하는 작은 공약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던 것 같다. 선본원들은 초등학교 학급 반장 선거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소소한 하나하나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홍찬 경제학부·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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