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넘치는 대학생들은 담배를 피우고 햄버거에 콜라를 마시며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붙어 있어도, 때로 밤새 술 마시고 토해도 별 이상이 없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도 그랬고, 그 전에도 그랬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들은 뇌졸중으로 반신을 못 쓰게 되거나 폐암으로, 심근경색으로 사라졌다. 젊은 시절에 그들은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그들은 뒤늦게서야 ‘그때 담배를 끊었더라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더라면, 제대로 된 식습관을 지켰더라면, 지나친 폭음을 하지 않았더라면’하고 후회한다. 그런 선배들에 비해 현재 우리 대학생들의 모습 역시 결코 덜하지 않다. 20∼30년 뒤에 후회할 거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며 이미 시작된 것이라면 하루 빨리 그만두어라. 언제나 후회는 늦다. 건강이 있어야 행복한 미래가 있고 그대들의 꿈도 이루어질 수 있다.


1. 신체 활동량을 늘려라

수많은 불로초를 찾았던 진시황제보다 그 불로초를 찾아 온 산천을 헤매었던 신하들이 더 오래 살았고, 우유를 배달시켜 먹는 아주머니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아주머니의 뼈가 더 튼튼하고 건강하다. 운동은 의학이 밝혀낸 최고의 건강비법이다. 하루 3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회 이상하면 모든 질병에 의한 사망률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암에서 각종 성인병은 물론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질병을 30-50%정도나 예방해준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강남센터에서 컴퓨터 업계에 종사하는 20∼30대 젊은 남녀를 건강검진했던 경험이 있다. 그들의 체력이 거의 50대 수준임을 보고 놀랐다. 여러분은 어떤가?

 

넓은 관악캠퍼스를 마음껏 활용하라. 여러분은 젊으니 운동의 종류에 있어서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관악캠퍼스 순환도로를 따라 아침저녁으로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도 좋고, 농구, 수영, 스포츠댄스도 좋다. 무슨 운동이든 시작하라. 다양한 운동도 익히고 이를 통해 친구도 얻고 건강도 얻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2. 담배는 무조건 끊어라

인간이 발견한 건강비결의 1등이 운동이라면, 가장 건강에 나쁜 1등이 담배다. 미국에서 약 100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흡연자, 비흡연자, 금연자 사이의 수명 차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흡연자에 비해 남자흡연자는 평균 10.5년, 여자흡연자는 8.9년 더 일찍 사망하였으며, 담배를 피우다가 35세 때 끊은 남자는 평균 8.5년, 여자는 평균 7.7년 일찍 사망하였다. 담배를 피면서 짧고 굵게 살겠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심장병이나 폐기능 저하로 오히려 짧고 가늘게 살게 될 것이다. 수명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각종 질환으로 사회적 기능이나 삶의 질이 현저히 줄어든다. 얼마 전 폐암으로 타계한 이주일씨를 보면서도 본인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계속 담배에 손대는 젊은 세대가 안타깝다.


3. 느림보의 미학을 가져라.

운동은 하지 않으면서 짧은 시간 내에 살을 빼고자 무리하게 적게 먹는 젊은이들이 많다. 갑자기 식사량을 줄이면 몸무게는 줄지 모르나 체지방이 증가하고 영양분이 골고루 섭취되지 않아 각종 신체기관 이상과 빈혈, 만성변비, 생리불순에다가 가벼운 우울증세까지 생길 수 있다. 살만 빨리 빼려는 것이 아니다. 술자리에서도 원샷을 즐기고, 폭식, 폭음하는 등 젊은이들은 뭐든지 급하다. 그러니 몸도 덩달아 짧은 시간 내에 하나 둘씩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뭐든지 느릿느릿 느림보의 미학을 배울 필요가 있다. 살을 빼고자 한다면 한 달에 2kg 이상을 빼지 말고, 술을 마셔도 천천히 조금씩 즐기면서 마시고, 식사는 소량을 먹되 세 끼를 지켜서 천천히 먹자. 공부나 컴퓨터 게임도 하루에 몰아서 하기보다는 계획을 세워 조금씩 나누어 하자. 여유로운 마음으로 절제있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 © 대학신문 사진부

오병희

의대교수ㆍ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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