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을 축제‘단풍놀이터’평가

 
▲ © 대학신문 사진부

 

 

지난 11일(월)부터 3일간 열린 ‘단풍 놀이터’는 준비된 행사와 그 규모가 축소되고, 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아이템이 별로 없어 아쉬움을 남긴 축제였다. 이에 가을 축제 대안으로 동아리 예술제, 체육대회 등이 고려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가을 축제가 봄 축제보다 잘 안된다’는 징크스를 깨기 위한 주최측 ‘축제하는 사람들(축하사)’의 특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재엽씨(물리학과?1)는 “레이브 파티, 소꿉시장, 밴드공연 등은 항상 해왔던 것이라 새로울 것이 없었다”며 “지난 봄 광합성 놀이터와 차별화된 행사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인문대의 한 학생은 “세계음식축제의 규모도 줄어들고, 자취방 사운드 페스티발에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학내 밴드 공연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축하사 공연기획팀장 김잔디씨(간호학과?02)는 “1년 미만의 경험을 가진 7명의 축하사 인원으로 새로운 기획을 준비하기 힘들다”며 “기존의 학생들의 참여가 높았던 행사를 중심으로 기획했고 트램펄린, 당구대 등 학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축소된 세계음식축제의 경우 외부업체가 장사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또 축제 일정이나 행사내용을 알리는 포스터를 볼 수 없었다”는 장윤아씨(화학과?석사과정)의 지적처럼 상업성과 홍보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다. 행사기획팀장 안재화씨(중어중문학과?02)는 “축하사 7명 중 홍보는 1명이 담당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축하사로 끌어들이기 위해 자원 봉사자를 모집했지만 3명만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볼거리 놀거리 많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동아리나 자치단위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에 가을축제 기간에 동아리 공연을 집중적으로 무대에 올려 ‘동아리 예술제’로 특성화시켜 보자는 의견이 있지만 공연장이 부족하고 공연 기간 등도 맞지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도 홍보 부족과 각 동아리 사정으로 10여 개의 동아리만이 축제에 참여했다. 안씨는 “축제 2주전부터 홍보를 시작해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동아리들이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잔디씨는 “학내의 많은 동아리는 공연일정이 축제기간과 달라 축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문화생산자 네트워크 ‘문화열기’가 해체된 상황에서 축하사가 직접 챙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축하사는 가을 축제를 가을 체육대회로 특성화시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도 쉽지 않았다. 김씨는 “체육부에서 가을마다 대규모의 체육행사를 하기 때문에 이와 차별화된 내용으로 기획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을 축제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학내에서는 가을 축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동욱씨(건축학과?03)는 “축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학외의 기성 밴드와 학내밴드의 공동 무대를 마련해 문화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잔디 철조망을 제거해 장애학생들의 참여를 이끈 것과 같은 색다른 시도로 의미 있는 축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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