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을 마무리하고 사회로의 첫 발을 떼는 졸업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 여러분은 빛나는 젊음의 시절을 서울대 캠퍼스에서 보냈다. 대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풍광을 갖춘 캠퍼스에서 한 번 뿐인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동기, 선후배들과 즐거운 추억도 쌓았다. 교문을 나서는 지금, 그동안의 추억을 되새기며 마음 한 켠을 짓누르고 있던 학업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를 떠나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이들도 분명 있으리라. 지나간 날들에 대한 아쉬움과 앞으로 올 날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에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불안한 국내외의 정세, 만성적인 경제 침체와 그로 인한 취업난 등 여러분을 불안하게 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너무 많은 짐이 지워진 것은 아닌가 염려되고 그로 인한 많은 사회적인 우려들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졸업이란 마냥 축하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세대나 자기 세대가 짊어져야 할 짐이 있고 그 짐의 무게는 어느 것이 가볍다고 쉽게 얘기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상대적인 차이는 있지만 청춘에게 가해지는 인생의 무게는 어느 세대에게나 가혹한 것이었으리라. 수레바퀴 밑에서 세상의 온갖 고뇌를 다 짊어진 듯이 괴로워하며 사는 삶에 갈채를 보낼 수는 없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결국 자신에게 있다. 발전하는 삶을 지향하는 이가 가장 먼저 실천할 일은 자신을 믿고 자신의 결심을 굳건히 하는 것이다. 어려운 고난일수록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낸 이에게 찬사가 쏟아질 것이다.

변화의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지나간 날들을 부끄러워하며 부정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걱정하며 불안에 떠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갖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가벼운 발걸음이 아니라 최대한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문을 나서자. 이 순간이 여러분 인생의 새로운 출발임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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