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섭 교수
교육학과

넓은 창 너머 탁 트인 테라스가 보이는 사범대 한 켠의 연구실에서 만난 진동섭 교수(교육학과)는 정년 퇴임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기자를 반갑게 맞아줬다. 진 교수는 “정년이 약 30년간 해오던 학문을 되돌아보고 정년 이후의 삶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 복합적 감정이 든다”고 웃음을 지어보이며 정년 퇴임 소감을 전했다.

30여 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진 교수가 사고하는 교육은 인간으로 하여금 능력, 관심사 또는 희망을 발견하게끔 하고, 이를 발전시켜 실현에 이르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신념을 갖고 교수로 재직한 그는 교육의 장이라고 불리는 학교 현장을 연구했다. 그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상향식 교육개혁을 제안하는 ‘학교 컨설팅 이론’과 교사의 재량으로 효율적인 수업을 설계하는 ‘교육 디자인 이론’을 창안했다. 특히 진 교수는 그의 강의에 ‘교육 디자인 이론’을 적용해 학생들의 감성적인 부분을 고려한 수업을 설계했다. 그는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참여형 수업을 지향한다”며 “학생들에게 조별로 단편영화를 제작하도록 한다”고 말해 그만의 독특한 강의방식을 소개했다.

진 교수는 교육 현장에서의 연구를 통해 학문적 성취를 인정받아 교육계 다양한 곳에서 활동했다. 그는 재직 기간 중 대통령 자문위원을 거쳐 한국교육개발원장,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 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해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을 묻자 그는 단번에 한국교육개발원장으로 있었던 시기를 꼽았다. 그는 “연구보조원부터 시작해 교육학에 대한 꿈을 키웠던 곳에 원장으로 다시 돌아가 직접 개발한 이론을 보급한 것이 뜻깊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교육 개발 등 교육계 전반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진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소수의 엘리트 위주 입시교육이 이뤄지는 교육 현실이 아쉽다”며 “교육 선진국이 되려면 단순한 순위경쟁에서 벗어나 교육의 격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교수는 교육기관으로서 서울대에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서울대는 학생선발능력에 비해 선발된 학생들을 길러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만큼 학생들을 잘 길러낸다면 더없이 훌륭한 교육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사진: 윤미강 기자 applesour@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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