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식 교수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빛바랜 지구본은 기후학자로서 전 세계를 누빈 강인식 교수(지구환경과학부)의 지난 발자취를 보여주는 듯했다. 인자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한 강 교수는 “기후학 연구의 기반이 잘 다져진 상태고 남은 후학들도 기후학 연구를 열심히 이어가 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후련한 마음으로 떠난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지구환경 분야 중에서도 기후학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그는 “기후학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기상 현상의 과정이나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며 “기후 연구는 최근에 조명 받고 있는 지구 온난화, 엘니뇨 등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기후학 연구의 중요성을 밝혔다. 그가 서울대의 학부생이었던 대한민국의 7~80년대는 지금처럼 기후학이 발전한 나라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공군기상예측장교로 근무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스스로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해 학자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이런 노력 끝에 기후학자의 길을 걷게 된 강 교수는 자신만의 기후 역학 연구실을 운영하며 지구 환경의 메커니즘에 몰두해 큰 성과를 이뤄냈다.

치열한 연구 끝에 기후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은 강 교수는 한국을 넘어 세계 기후에까지 손을 뻗었다. 2012년 세계기상기구(WMO) 등 저명한 국제기구 등의 추천에 의해 세계기후연구프로그램(WPCR)의 합동과학위원회(JSC) 위원으로 선출된 그는 기후학자로서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강 교수는 “기후를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것에 동의해 합동과학위원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올리는 데만 그치지 않고 기후학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힘써왔다. 2005년 강 교수는 일본과 중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부산 APEC 기후센터를 설립하는 데 앞장서 우리나라 기상청의 발전에 큰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경제활동이 기후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기 때문에 경제 관련 기구인 APEC에 기후센터 설립을 주장한 것”이라 설명했다. 강 교수의 시선은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제3세계 국가까지 나아갔다. 2007년 이집트 카이로에 기후센터를 설립해 서울대 기후예측분석 도구를 설치했으며, 2010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기후예측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강 교수는 전세계 기후학 연구의 기반을 다지는 데에 기여했다. 강 교수는 비록 서울대에서는 정년퇴임을 하게 됐지만, 인도 공과대학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는 등 기후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그의 손길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서 그의 행보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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