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으로 삶의 행복을 더한 인간적인 공학도
화학으로 삶의 행복을 더한 인간적인 공학도
  • 대학신문
  • 승인 2017.08.27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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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식 교수
화학생물공학부

이윤식 교수(화학생물공학부)의 연구실엔 예상과 달리 화학 물질 냄새 대신 향긋한 차 냄새가 감돌았다. 정년퇴임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 교수는 “마치 숙제를 다한 것처럼 뿌듯하다”며 “새 인생에 대한 기대감에 충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화학의 가장 큰 효용은 인간 복지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정겨운 연구실 분위기만큼이나 인간적인 공학자임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화학을 실생활과 접목시키는 실용적 학문인 응용화학을 인간 행복 증진의 동반자로 봤다. 그는 70년대부터 가속화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난 문제가 발생했으나 응용화학 기술을 통해 개발한 농업용 필름과 비닐하우스로 사시사철 식량을 수확함으로써 이를 극복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미래에도 응용화학이 인류 복지에 이바지 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머지 않은 4차산업혁명 시대와 에너지 고갈 시대에 필요한 수소차나 태양광 발전소,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은 모두 화학이 기초가 돼서 개발된다”며 응용화학의 높은 잠재력을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는 현재 한국 화학 산업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과학 기술을 존중하지 않는 산업 생태계와 정부의 규제 만능 정책이 한국 화학 연구 및 개발 산업을 저해한다고 봤다. 그는 특히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한국 화학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로 지적했다. 기업은 신기술을 개발해도 화평법·화관법으로 인한 허가를 기다리느라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고 결국 기업은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반적인 프로세스는 규제를 따르는 것이 맞지만 역동적으로 기술이 개발돼야 할 시기에 규제가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어서 기술 개발에 대한 보상이 공정하지 않은 한국 산업 생태계의 불공정 거래 관습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기술과 아이디어만 뛰어나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며 “이는 대기업이 영세개발업자에게 기술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이 단가 낮추기 경쟁을 통해 시장을 독과점한 뒤 인재와 기술을 헐값에 수급하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 이 교수는 휴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생 이모작 삼아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산업계에 기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학문을 깊이 연구하면 누구나 그 분야를 통해 철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학들에게 “비록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도전 정신과 꿈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화평법: 현장에서 화학 물질을 취급할 때 정부에 보고토록 지정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관법: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 유출 사고를 내면 해당 사업장 매출의 최대 5%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한 법률

사진: 박성민 기자 seongmin4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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