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을 보여주듯 유난히도 짙은 청록을 머금은 지난달 29일 캠퍼스. 거기에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의 조합은 마치 학교에서의 배움을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졸업생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듯하다. 『대학신문』도 졸업 특집호를 꾸려 다양한 관점에서 졸업의 의미를 되새겼고, 시흥캠퍼스 이전과 관련해 남아있는 쟁점과 사범대 폐강철회까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기사들도 다뤘다.

졸업은 가지각색의 의미를 가진다. 마침표이기도 하고, 쉼표이기도 하며, 때로는 물음표이기도 하다. 각각의 의미가 가진 경중을 따질 수 없고, 저마다의 홀가분함과 무게감을 동시에 지닌다. 이러한 복잡성은 비단 졸업생들 당사자뿐만 아니라 함께 생활한 후배와 교수,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같은 무게로 다가온다. 이번 제71회 학위수여식에서는 석·박사생들을 포함해 졸업생이 약 2,500여 명이니 졸업식 때 캠퍼스가 북적거리는 것은 단순히 인파뿐만이 아니라 저마다의 서로 다른 추억과 사연 때문이리라.

이런 점에서『대학신문』에서는 떠나는 이들과 남는 이들, 스승과 제자의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졸업의 의미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글들과 달리 다소 진부해 보였던 대학만평의 그림은 아쉬움이 남지만‚ 단순히 졸업식장의 분위기만 절단하는 데 그치지 않은 점에서 이번 호는 읽을거리가 풍성했다. 특히,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지난 6년을 회고한 졸업생의 이야기와 ‘장거리 선수가 돼야 한다’ ‘책 밖에서도 배우라’ ‘좋아하는 분야를 해외에서 경험을 쌓아보라’는 말씀들은 학교를 떠나는 교수님들과 선배들의 주옥같은 가르침이었다.

아름다운 졸업 풍경을 그린 특집호에서도 시흥캠퍼스와 관련해 아직 진일보하지 못한 논의 소식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결국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 회복을 위한 협의회’에서는 본부와 학생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본지에서 시흥캠퍼스 추진이유 및 필요성, 기숙형 대학 의무 시행 및 기존 교육단위 이전, 수익모델, 부동산 투기 의혹 등 6가지 주요 쟁점들에 대해서 어떤 부분이 불합치되는지 조리 있게 전달해 준 점에서 독자들은 합의 결렬이라는 결과만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부분인지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본부와 학생사회가 처리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은 만큼 『대학신문』에서는 추후에도 본부의 계획 및 학생들의 입장 설정 등을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주길 바란다. 그럼으로써 본부와 학생사회가 합리적으로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도록 독려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사범대 특정과목 폐강철회’에 대한 기사도 눈길을 끌었다. 물론 교육학과 사무실의 요청으로 돌연 폐강될 뻔한 과목들이 다시 원상복귀되면서 이번 일은 일단락됐지만 재정 사정으로 인해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운 점에서 다루기 적합한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재정 지원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다시금 학생들이 피해를 입거나 본부와 학생 간의 불필요한 마찰이 없기를 바란다.

맺음은 가슴 한구석이 저릿한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맺음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동반하기에 우리는 그 아쉬움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묻어두고 새로운 발디딤을 할 수 있다. 어느덧 매미 소리는 가고 옷을 겹쳐 입어야 하는 9월, 새 학기가 다가온다. 항상 다양한 소식을 『대학신문』에 싣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학교를 떠나는 분들, 그리고 남아있는 모든 분에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이혜민
국제학과 석사과정·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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