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논란, 쟁점별로 파헤치다
시흥캠퍼스 논란, 쟁점별로 파헤치다
  • 김희곤 기자
  • 승인 2017.09.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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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캠퍼스 사업을 둘러싼 본부와 학생사회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시흥캠퍼스 논란에 대한 관심은 그 사업 자체보다 본부와 학생사회 사이의 갈등에 집중되고 있다. 시흥캠퍼스는 건립에 1조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초거대 사업인 만큼 문제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되는 지점에 대해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기획에서는 지금까지 『대학신문』에서 개별 기사를 통해 파편적으로 보도해온 시흥캠퍼스 추진의 찬반 쟁점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해 짚어보고 본부와 학생사회, 그리고 시흥시의 여러 주장을 확인해본다.

엇갈린 소통, 무너진 신뢰

학생사회는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의 참여가 배제됐다는 점을 시흥캠퍼스 사업의 주요한 문제로 지적해왔다. 반면 본부는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소통이 부족했을 수 있으나 나름의 노력을 했다는 입장이다. 본부와 학생사회는 그동안 시흥캠퍼스를 놓고 어떻게 소통하고 또 대립해 왔을까.

시흥캠퍼스는 올해로 시작된 지 10년이 된 사업이다. 2007년에 발행된 「서울대학교 장기발전 계획 2007-2025」에서 처음으로 멀티캠퍼스의 필요성이 제기된 후 서울대는 캠퍼스 부지 공모에 나섰다. 본부는 9개 후보지 중 시흥시를 선정해 2009년 6월 시흥시와 첫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양해각서 체결 이후 4년간 학생사회는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은 2013년 민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라건설이 선정되면서 학생사회 내에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학생들은 본부의 시흥캠퍼스 일방추진에 반발하며 행정관(60동)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듬해 2월 본부와 총학생회(총학)가 시흥캠퍼스 대화협의회를 구성하고 기숙사프로그램 위원회에도 학생 위원이 참여하며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2014년 2월부터 9월까지 대화협의회가 5차례, 기숙사프로그램 위원회가 8차례 열려 시흥캠퍼스 추진과 기숙사 운영 방안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이후 본부와 학생사회 사이의 대화는 부침을 거듭하다 2015년 8월 총학 간담회를 끝으로 관련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총학이 시흥캠퍼스 추진에 학생 참여를 요구하며 시흥캠퍼스 의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당시 제58대 총학은 “시흥캠퍼스나 기숙형 대학(RC)의 기능에 대해 회의적이나 이미 추진을 막기 힘들어졌으므로 학생이 참여해 가능한 한 좋은 방향으로 만들자”는 입장이었다. 4월 19일 총학과 본부가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추진위) 학생 참여 보장 △학생 독자 연구용역 지원 △특정 학년‧학과 이전 없음 등의 내용을 담은 ‘시흥캠퍼스 기숙사 프로그램 관련 합의서’에 서명하며 시흥캠퍼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5월 학생사회가 시흥캠퍼스를 저지하기로 입장을 선회하며 본부와 마찰을 빚기 시작한다. 5월 4일 열린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김민선 당시 윤리교육과 학생회장(윤리교육과·14) 외 36인은 “시흥캠퍼스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고 실시협약이 체결되면 시흥캠퍼스 조성을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며 실시협약 체결 저지안을 발의했고 과반의 찬성을 얻어 의결됐다. 당시 기획과는 이에 대해 “총학이 이처럼 한 달 만에 태도를 바꾸면 본부 입장에서는 신뢰를 갖고 대화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총학은 전학대회 이후 실시협약 저지를 위한 긴급행동을 이어나갔고 ‘시흥캠퍼스 총조사’를 기점으로 시흥캠퍼스 계획 전면 철회라는 한층 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8월 22일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이 체결되며 마찰은 심화된다. 김민석 당시 부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4)은 “실시협약 체결 사실을 언론 공개 3분 전에 전화로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오헌석 기획부처장(교육학과)은 “실시협약의 내용이 이전 대화협의회나 간담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개됐던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학생사회는 “본부가 실시협약 체결 전에 대화협의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약속을 깨뜨렸다”며 크게 반발했고 10·10 전체학생총회(총회)에서 행정관 점거를 의결했다.

점거 초기 본부는 점거 해제를 위해 본부점거본부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불신의 골은 깊어진다. 본부가 시흥캠퍼스 반대 운동을 주도한 학생들을 사찰했다는 의혹, RC를 이면 추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본부와 학생사회 사이 마찰은 심해졌다. 이후 학내 구성원 대표가 모이는 6자 간담회를 정례화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11월 제59대 총학 선거에서 실시협약 철회 기조를 공약으로 한 「U」 선본이 당선되며 총학은 이후 5번의 6자 간담회에 모두 불참했다.

점거가 장기화하며 본부와 학생 간의 대화 자리가 몇 번 더 마련되기도 했지만 ‘실시협약 철회’를 논의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학생사회는 총회에서 결정한 실시협약 철회 기조를 고수한 반면 본부는 시흥캠퍼스 사업이 이미 오래 지연돼 실시협약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현재까지 양측은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후에도 본부와 학생사회는 마찰을 거듭한다. 올해 3월 11일 본부에 의해 본부점거가 강제로 해제되며 4·4 총회, 5월 1일 재점거가 이어졌고 본부가 점거를 주도한 학생들에게 형사고발과 징계 조치를 취하며 갈등은 극에 달했다. 한편 7월 11일 ‘시흥캠퍼스 문제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협의회)’ 구성을 위한 사전 합의가 이뤄져 재점거를 해제했으나 협의회에서도 양측은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한 채 결국 단일합의문 채택에 실패했다. 9월부터 추진위 구성이 본격화되지만 총학은 여전히 참여에 난색을 표하며 기존 실시협약 철회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앙꼬 없는 찐빵, 공공성 없는 시흥캠퍼스?

시흥캠퍼스 계획 재논의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주요한 논거는 시흥캠퍼스에 공공성이 결여될 것이라는 점이다. 반면 본부는 오히려 시흥캠퍼스가 서울대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양측은 시흥캠퍼스의 부동산 투기사업 의혹, 시흥시의 특수이익 실현 의혹, 대학 기업화 문제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이익으로 세워지는 시흥캠퍼스?=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사업의 성격을 부동산 투기로 규정한다. 지난해 6월 16일 ‘학생사회 시흥캠퍼스 대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방승현 당시 지리/겨레반 학생회장(지리학과·14)은 “시흥캠퍼스가 시흥시로부터 땅을, 건설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세워지기 때문에 이들의 이해관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분양 과정에서 ‘유학 가자 서울대 신도시로’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배곧신도시 홍보에 서울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생들은 점거 중 발견한 「시흥캠퍼스 추진계획 및 협상전략 수립(안)」을 근거로 들어 “본부는 분양률이 92.03%가 넘으면 불확정지원금이 학교로 추가 전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부동산 개발이익으로 캠퍼스를 확장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부와 시흥시는 부동산 투기라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본부는 “관악캠퍼스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해 적합하다고 판단해 시흥시를 부지로 선정한 것”이라며 “개발이익은 학교가 사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갖춘 캠퍼스 건립에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흥시 균형발전사업단은 “배곧신도시 개발은 어떤 방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만들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개발이익을 노렸다면 시흥시가 서울대에 20만 평의 부지와 4,500억 원을 현물로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흥시의 입맛에 맞는 시흥캠퍼스?=학생들은 시흥캠퍼스에 세워지는 시설이 시흥시의 입맛에 맞게 조성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달 진행된 협의회에서 학생들은 “서울대가 서울대병원이나 교육협력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할 이유가 없음에도 시흥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은 캠퍼스 운영비 조달을 위해 학내 영리사업장이 지나치게 도입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중장기 재정계획안」에 수익시설 도입 예시로 키즈카페, 실버타운, 호텔 등 대학 캠퍼스 내에 설치된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들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본부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면서도 공공성을 갖춘 캠퍼스를 세워가겠다는 입장이다. 성 총장은 3월 31일 담화문에서 “국가재난병원, 감염치료병원 등 공공성을 갖춘 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본부는 대학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체수익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초대 캠퍼스 기획단장을 역임한 이정재 명예교수(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는 “서울대의 재정자립도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고출연금을 더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독립적인 연구를 위해 자체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익시설의 예시로 언급된 키즈카페 등에 대해 본부는 “이는 배곧SPC*에서 작성한 문건일 뿐 본부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대학기업화에 종속된 시흥캠퍼스?=학생들은 시흥캠퍼스가 서울대를 기업의 요구에 종속시켜 대학의 자율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학생사회 시흥캠퍼스 대토론회에서 방승현 당시 지리/겨레반 학생회장은 “4,500억 원의 건설사 지원금으로 1조 원이 넘는 시흥캠퍼스 설립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는 연구만 진행하고 과도한 상업시설을 도입해 그에 따른 비용을 구성원들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학협력 연구를 대학기업화로 규정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지적이 이공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학생사회 시흥캠퍼스 대토론회에서 정유민 당시 산업공학과 학생회장(산업공학과·14)은 “국가가 담당할 수 없는 분야에서 산학협력은 필수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대학신문』 2016년 9월 5일자)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를 진행 중인 이경수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자율주행 연구의 경우 한 기업이 자동차 산업, ICT 서비스, 정보통신 분야를 아울러서 연구를 이끄는 게 쉽지 않다”며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이 협력체의 중심으로서 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 기획부처장은 “연구 시설을 건립할 때 산학협력뿐만 아니라 관학 협력, 대학 간 협력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운영비가 부족해 서울대가 기업에 종속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참여 확대가 공공성 파괴 막을 수 있나=한편 본부는 학생들의 참여로 시흥캠퍼스의 공공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 총장은 1월 26일 “다시는 이번처럼 학생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이 추진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학생들의 거버넌스 참여 확대를 약속하는 ‘대타협안’을 제시했다. 이준호 전 학생처장(생명과학부)도 “추진위에 학생 참여를 보장해 시흥캠퍼스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수차례 호소했다. 실제 지난달 협의회에서 본부는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학생 행정 참여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본부의 학생 참여 약속이 보여주기식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본부점거 이전부터 본부는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 참여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총회, 전학대회, 총운영위원회에 수차례 상정된 추진위에 참여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본부와의 지속적인 갈등상황이 되풀이되자 학생들은 본부에 대한 신뢰를 더욱 잃어버리며 본부의 약속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타협안에 대해 학생들은 “성 총장이 총장 선거 출마 당시 약속했던 것들인데 이를 다시 제시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빛 좋은 개살구, 현실성 없는 시흥캠퍼스?

본부는 시흥캠퍼스를 ‘사회공헌, 기초과학육성, 미래기술 스마트, 문화사회예술 융복합, 통일평화, 행복 캠퍼스’로 만들겠다는 여섯 가지 슬로건을 제시하며 글로벌·4차산업혁명 시대에 멀티캠퍼스 사업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사회는 이러한 본부의 계획이 시흥시의 반발, 부지 면적 확보, 재정 계획의 불확실성 면에서 비현실적이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시흥시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나=학생사회의 주요한 비판점은 시흥시와 건설사로부터 부지와 자금을 제공받은 상황에서 대학 차원의 자율적인 캠퍼스 조성이 이뤄질 수 있냐는 것이다. 성 총장은 3월 31일 담화문에서 “학생 동의 없이 의무 RC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고 통일평화대학원, 국가재난병원, 감염치료병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담화문 발표 이후 시흥시민들의 반발이 일었고 시흥시의회는 “성 총장의 발표 내용에 강력히 반대하며 시흥캠퍼스에서 발생한 수익은 시흥의 지역경제와 시흥캠퍼스에 재투자돼야 한다”는 내용의 시흥캠퍼스 조성사업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김윤식 시흥시장도 6월 30일 제249회 시흥시의회 시정질의에서 “이들 모두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본부는 이에 대해 캠퍼스 조성은 전적으로 서울대의 권한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 기획부처장은 “캠퍼스 내용은 서울대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국가재난병원과 감염치료병원은 이름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이고 기숙사의 경우도 교직원, 대학원생 기숙사가 RC 수요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면 시흥시와 협의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흥시 균형발전사업단도 “원칙적으로 시흥캠퍼스 도입시설 결정은 대학구성원이 해야 하며 시흥시는 교육 특성화 사업의 취지에 맞게 교육 분야 개척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공간은 충분한가=본부는 대형 수조, 자율주행 자동차 주행 시설 등 관악캠퍼스에 설치하기 어려운 시설 유치를 위해서라도 시흥캠퍼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경수 교수는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에 필요한 연구실은 관악캠퍼스에도 있지만 실제로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공간이 없는 상황”이라며 “시흥에 시설을 구축하면 서울대뿐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어 기술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사회는 기초 과학 연구 기반을 다지겠다는 본부의 포부와 달리 실제 계획된 연구 부지 면적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점거위원회는 카드뉴스를 통해 “「시흥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통합 특성화 종합계획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동 시설면적을 모두 합쳐도 전체 시설면적의 7%(15,000m²)로 학생회관(63동) 면적(15,756m²)보다 작다”고 비판했다.(토지·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실제 학생회관 연면적*은 13,190m²로 학생들이 제시한 학생회관 면적보다는 작다.)

본부는 연구 부지 면적이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에 해명했다. 오 기획부처장은 “시흥캠퍼스는 관악캠퍼스와 달리 평지라 부지 활용도가 높다”며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은 관악캠퍼스의 60% 정도로 20만 평의 부지 가운데 3만 평 정도가 연구동으로 이용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시흥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통합 특성화 종합계획 최종보고서」에는 차후 건물 증축을 고려해 건폐율*을 30~40% 정도로 낮게 유지한다는 계획도 명시돼있다.

◇재정계획은 타당한가=학생들은 본부가 시흥캠퍼스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연구가 재정적으로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들 연구에는 광과학, 중성미자 연구 등 대형국가과제 규모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이를 모두 서울대에서, 더군다나 시흥캠퍼스에서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오 기획부처장은 이에 대해 “연구 재원을 국고출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국립대 네트워크와 협력하거나 해외기업, 해외대학과 연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흥캠퍼스 사업이 오래 진행됐는데도 아직 구체적인 재정계획이 제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낙장불입?

본부는 학생사회의 반대로 이미 사업이 많이 지연돼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실시협약 철회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돼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생사회는 장기적으로 시흥캠퍼스 건립에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며 한시라도 빨리 실시협약을 철회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본부는 실시협약 철회에 따른 국민적 신인도 하락과 막대한 배상금 지불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실시협약 철회 논의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현재 본부는 실시협약 철회 시의 배상금을 미리 산정하는 것이 나중에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어 산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본부가 배포한 「시흥캠퍼스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자료집에는 ‘실시협약은 법적 효력을 가져 철회 자체가 불가능하다’ ‘협약 철회로 인한 서울대학교의 법적, 금전적 책임은 학교의 수년 예산을 뛰어넘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며 신뢰상실로 인한 사회적 책임이 막중해 서울대학교의 미래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있다. 한편 5월 27일 열린 ‘배곧신도시 한마음축제 Part2.’에서 배곧 입주민들은 “서울대가 실시협약을 철회해 파산할 정도의 위약금을 안고 사기꾼대학으로 불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대로 시흥캠퍼스가 추진됐을 때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협의회에서 학생들은 평창캠퍼스의 사례를 들어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캠퍼스 확장을 추진해 매년 막대한 운영비만 지출하고 있다”며 “현재 있는 캠퍼스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양적 팽창에만 집중하면 늘어나는 비용은 모두 구성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본부점거본부 자보쓰기 릴레이’에 참여한 유승우 씨(물리천문학부·16)는 “실시협약 철회 비용보다 시흥캠퍼스를 설립하고 유지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며 “오히려 비민주적 시흥캠퍼스 추진에 사과하는 것이 서울대의 신인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부에서도 배상금 문제가 실시협약 철회 문제의 핵심이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규섭 협력부처장(언론정보학과)은 “배상금 문제는 매우 지엽적인 문제”이며 “배상금은 분납해서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서울대 재정상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대학신문』 2016년 10월 17일자)

본부와 학생사회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세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라건설은 내년까지 시흥캠퍼스 건립을 위해 배곧SPC와 서울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계좌에 3,000억 원의 지원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내년까지 교육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해당 지원금의 잔여적립금에 대해 24%(법인세 22%, 지방세 2%)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이에 본부와 시흥시는 “아무리 늦어도 내년까지는 건설사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투입되는 초기 계획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오 기획부처장은 “이미 10개월째 사업이 지연되면서 남은 기한 안에 지원금을 다 쓰기 어려워져 250억여 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시흥캠퍼스 사업에 대한 논의는 지금까지 살펴본 찬반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부와 학생사회 모두 시흥캠퍼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흥캠퍼스가 서울대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될지, 서울대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지 기로에 놓인 지금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배곧SPC: 시흥캠퍼스 조성에 참여할 민간 기업들로 구성된 특수법인
*연면적: 건축물의 각 층 바닥면적의 합계
*건폐율: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

삽화: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박진희 기자 jinyhere@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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