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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대신 공유,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를 만나다2017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바야흐로 공유경제의 시대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공유’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나누고 카쉐어링을 통해 차를 나눈다. 공유경제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작은 단위에서 점점 더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렇다면 거대한 도시 단위의 공유경제가 실현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올해 처음 개최되는 ‘제1회 2017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공유도시’를 테마로 미래의 공유도시를 구현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공유도시’의 하위 주제를 다루는 ‘주제전’과, 성공적인 도시 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하는 ‘도시전’, 자원고갈에 대비한 세계 도시의 식량 생산을 논의하는 ‘현장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이번 2017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돈의문박물관마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중심으로 세운상가, 창신동 특별전시장 등에서 9월 1일(금)부터 11월 5일까지 약 두 달여 간 이어진다.

도시 문제 해결방안을 제안하는 주제전은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진행됐다. 이곳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종로구 새문안로 일대의 전통한옥과 근현대식 건물을 리모델링한 마을이다. ‘주제전’에선 네 가지 공유자원과 다섯 가지 공유양식을 말하는 ‘아홉 가지 공유’라는 테마로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공유할 것인지 제시한다. 인간에게 필수적인 네 가지 공유자원인 공기, 불, 물, 땅과 다섯 가지 공유양식인 다시쓰기, 감지하기, 소통하기, 움직이기, 만들기가 각 작품에 녹아났다.

마을 입구의 매표소를 지나 골목길을 따라가면 ‘황사’ 주제전을 마주할 수 있다. 중국 대륙의 사막화에 의해 오염된 한국의 대기를 수치화해 보여주는 프로젝트는 황사문제의 심각성을 일러준다. 바로 옆의 ‘공유바다와 해조류 문화’ 주제전에선 바다의 미생물 개체수를 탐지하고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로봇을 통해 물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해 소개했다. 이런 자원을 공유할 방법으로 다시쓰기, 감지하기, 소통하기, 움직이기, 만들기의 공유양식을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돌아보는 중에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중앙정원에서 ‘공유’의 테마가 담긴 식당과 카페를 마주할 수 있다. ‘식량도시’라고 불리는 이곳은 ‘비엔날레 식당’과 ‘비엔날레 카페’로 물질자원의 공유를 식품으로 나타내는 현장 프로젝트다. 이곳에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배된 식재료와 재활용이 가능한 집기를 사용하며, 태양열을 이용해 직접 요리한 ‘태양열 요리’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오늘날 환경문제로 얼룩진 지구환경에 대한 대안으로 미래 공유도시를 제안한다.

전 세계 도시가 꿈꾸는 공유도시의 모습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선 ‘도시전’이 진행됐다. 서울, 시드니, 알렉산드리아, 마드리드를 비롯한 주요 50여 개 도시가 참가한 주제전에선 전세계 도시들이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 양식을 적용한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 도시전’은 현재 서울에서 실제 진행되고 있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전시로 옮긴 것이다. ‘서울 잘라보기’ 부스에선 서울을 층위별로 잘라본다. 처음 서울이 개발될 당시, 산과 언덕이 많은 지형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도시가 층위별로 단절됐다. 이에 층위 간의 교류를 위해 지하층, 평지, 고가와 공중보행로, 그리고 산지를 연결하기 위한 시도가 소개됐다. 또한 ‘서울, 성북’ 부스에선 예술 공간을 조성해 지역의 분위기를 바꾼 사례가 소개됐으며 ‘서울 동네 살리기, 214’에선 도시 건축의 공공성을 강조한 ‘열린 공간’이 전시됐다.

'이상한 날씨' 조형물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다양한 신호를 출력한다. 인간이 원하던 신호만을 출력한 기존의 실내환경조절장치와 다르게 인간과 환경이 동등하게 여겨지는 '공유'의 양식을 잘 나타낸다.

이외에도 50개 도시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부스들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디자인둘레길을 따라 늘어져 있었다. 그중 테헤란의 ‘도시 농업, 도시 재생’ 부스에선 도시화로 인해 농지와 녹지가 부족해진 테헤란이 도시농업을 통해 식량 생산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사례가 전시됐다. 또한 시드니의 ‘21세기, 도시 공간 전략’ 부스에선 시드니의 자연환경 보호와 환경 회복을 위해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서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디자인 주도형 방법론’이 제시됐다.

공유도시를 누리다

비엔날레엔 전시회뿐만 아니라 국제건축영화제, 시민참여프로젝트 등 직·간접적으로 공유도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2017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와 공동 개최한 국제건축영화제는 얼핏 전혀 달라 보이는 분야인 ‘건축’과 ‘영화’를 잇는 오작교 역할을 한다.

‘도시/나누다’라는 테마의 영화제는 서울의 도시건축과 재개발을 다룬 <아파트 생태계>(정재은 감독)로 그 문을 연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아파트와 일생을 함께해 온 사람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한편 기존의 건물이 무너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며 ‘서울’이 발전해 온 모습을 그려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맞아 특별전도 개설된 이번 영화제는 24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아트하우스 모모, 그리고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공유도시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시민 지도제작 프로젝트인 ‘서울자유지도’는 정부와 일부 대기업이 독점한 서울의 지리정보를 시민에게 환원하고자 기획됐다. 또한 돈의문박물관마을 내에 위치한 ‘공유도서관’은 지식공동체로서 역할한다. 그 밖에 새활용플라자와 물순환테마파크 등 서울 곳곳의 도시재생사업을 소개하는 ‘공유도시 서울투어’가 진행됐다. 이런 프로젝트는 서울이 공유도시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들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9월의 서울은 전세계 건축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건축 철학을 나누고 시민들이 ‘공유 도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담론의 장 역할을 한다. 박원순 시장은 “드라마틱하게 성장해온 서울이 지금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서울비엔날레는 도시가 무엇을 공유하는지, 또 어떻게 공유하는지를 고민하고 공유도시 정책을 확장해 공유도시의 근본을 보여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비엔날레와 영화제는 행정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 처음으로 개최된 탓인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이르는 큰 규모에 비해 전시관람서비스나 시스템 측면에서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전시 관람을 돕는 큐레이터가 부족하고 행사 시작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등 비엔날레와 영화제 관람에 불편함이 있었다.

미래 도시로서 ‘공유도시’에 대한 제안은 유의미하지만 관람객에게 이를 제안하는 담론의 장인 ‘비엔날레’의 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체계화된 시스템과 관객을 위한 전시관람서비스 등이 잘 구축돼야할 것이다. 이런 점을 보완해 자원 고갈의 대비책으로 공유경제가 제시되는 요즘, 비엔날레가 공유의 가치를 제시하는 좋은 길잡이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사진: 윤미강 기자 applesour@snu.kr

정명은 기자  jeongme165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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