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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은 정말로 비상상황을 알릴 수 있을까?

비상벨 설치 안 된 곳도 많아

안전관리체계 통합 안돼

무인경비건물 인적 드물 때 위험

경비원 한 명이 3~4개 건물 관리

지난해 9월 자연대(504동)에서 60대 남성이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는 한 여성 연구원을 커터칼로 위협하며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피해자를 살린 건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이었다. 피해자가 급하게 비상벨 버튼을 누르자 건물 전체에 경보음이 울렸고 이에 놀라 달아나던 60대 남성은 건물에 있던 연구원들에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본부는 사건 발생 후 비상벨 설치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비상벨을 추가로 설치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상벨이 한 대도 설치되지 않은 건물이 적지 않고 비상벨 관리 주체가 각 단과대와 기관별로 달라 통합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연대(500동)에서 새벽 4시에 한 대학원생이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다가 발각돼 새벽 늦게까지 연구하는 대학원생들을 불안에 떨게 한 사건도 있었다.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대학신문』에서 교내 안전 관리 시스템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봤다.

본부는 200개가 넘는 건물이 있는 관악캠퍼스 내에서 효과적인 안전 관리를 위해 비상벨을 이용한 안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관악캠퍼스 내 대학(원) 여자화장실의 비상벨 설치 비율은 69%다. 이중 사회대, 공대, 수의대의 경우 설치율이 절반도 되지 않으며 유동 인구가 많은 중앙도서관, 관정도서관, 학생회관에는 화장실에 비상벨이 거의 설치돼 있지 않다. 비상벨이 90% 이상 설치된 경영대, 농생대 등에서는 비상벨이 경비실과 연동되지 않아 비상벨이 울리더라도 곧바로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 일부 화장실의 경우 비상벨이 뜯긴 채로 방치되기도 했다. 해동학술관(32-1동) 지하 1층 여자화장실의 비상벨은 몇 개월 전부터 뜯겨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지원과 고광석 과장은 “각 단과대와 기관에서 교체 및 수리 요청이 들어오면 용역 직원을 보내지만 최근에는 들어온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해동학술관(32-1동) 지하 1층 여자화장실의 비상벨이 뜯겨있다.

비상벨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통합적인 안전 관리 체계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통합경비시스템을 도입한 25개 동은 통합 상황실에서 관리·감독하는 반면 그 외 건물들은 경비원이 24시간 상주해 관리하는 체계다. 본부는 외부 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고 올해 4월부터 인문대 8개 동, 사범대 5개 동, 자연대 12개 동에 통합경비시스템을 도입했다. 통합경비시스템이 도입된 건물은 무인경비체제로 운영되며 자연대(25동)에 위치한 통합 상황실에서 침입, 화재, 비상벨 신호를 감시한다.

그러나 이에 따라 건물에 상주하는 경비원이 사라지면서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는 비상벨을 눌러도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캠퍼스관리과 김기업 행정관은 “비상벨을 누르면 용역 직원이 3분 이내에 해당 화장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나 통합 상황실에서 거리가 있는 건물에서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제기된다. A씨(인문대·16)는 “밤늦게 공부를 마치고 인문대 신양 건물에서 나오면 주변 건물은 모두 소등돼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비상시에 비상벨을 눌러도 직원들이 오기까지 아무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이 무섭다”고 밝혔다.

한편 통합경비시스템이 도입된 25개 동을 제외한 나머지 단과대 및 기관은 경비원이 건물에 상주하며 안전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인경비시스템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건물을 24시간 관리하는 구조기 때문에 침입, 화재, 비상벨 신호 감지 등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경비원의 식사 및 휴식 시간에 안전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지난해 9월에 발생한 성폭행 미수 사건의 경우 경비원 한 명이 해당 건물 외에도 3개동을 더 관리하고 있었으며 경비원의 저녁 식사 시간에 사건이 발생했다. B씨(자연대·16)는 “비상벨이 있어도 계속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불안하다”며 “경비 인력을 확충해 순찰을 자주 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은혜 기자  jess560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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