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조선해양공학과 홈페이지에 ‘전과 학생들에 대한 학과 공지문’이라는 이름으로 전과 규정을 강화하는 공지가 올라왔다. 조선해양공학과 측은 공지문에서 “조선해양산업의 침체기와 맞물려 올해 전과를 신청한 학생이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며 “조선해양산업 자체가 주기성이 있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시각에 영향을 받는 학생들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과 규정 강화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조선해양공학과 학생회는 지난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과 신청자 인원과 전과 규정 강화에 대한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규정 완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조선해양공학과는 조선해양산업 침체에 따라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이 증가하자 전과 요건을 기존에 비해 강화했다. 공지문에 따르면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은 전과신청 최소 한 학기 이전에 학과사무실에 의사를 전달하고 학과에서는 해당 학생의 지도교수를 학과장으로 변경함 △전과에 대한 학과 승인은 지도교수와의 사전 면담을 원칙으로 함 △신청 학생의 수가 많을 경우 학생의 성적, 신청 전 수강 교과 내용, 지도교수와의 상담 내용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함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학과의 장학금 등에서 후순위에 배정됨을 원칙으로 함 등의 규정이 새로 만들어졌다.

전과 규정에 대해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김용환 교수(조선해양공학과)는 조선해양공학에 애정이 있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규정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김용환 교수는 “최근의 산업 상황을 보면 학생들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너무 근시안적으로 미래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에 애착이 있지만 전과를 미리 생각하고 입학하는 사례가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자 전과 규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우제 교수(조선해양공학과)는 “조선해양공학과 진로가 맞지 않는 학생이 전과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처음부터 일부러 전과를 염두에 두고 전공 수업도 듣지 않은 채 전과를 신청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입학 기회를 막는 행위”라며 “학생의 권리를 부당하게 뺏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선해양공학과 학생회는 전과 규정 변경에 대한 학부생 설문조사에서 나온 의견을 학과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선해양공학과 학생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학과 내지는 학과장 차원의 전과 제재에 대해 77.4%의 학생들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설문조사 자유의견란에는 “학벌을 위해 전과를 생각하고 조선해양공학과에 입학하는 행위는 학과에 애정을 가지고 수학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만이다” “형식적으로 전과 절차만 복잡하게 한 것이라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등 전과규정의 취지에 동의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선해양공학과 학생회는 1차적으로 학과장에게 학부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며 개선이 없을 경우 입장서 게시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설문조사 결과 올해 조선해양공학과에서 전과를 신청한 학생은 6명으로 언론 보도와 달리 전과 신청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민 조선해양공학과 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과·16)은 “학부생 199명 중 115명이 응답했는데 전과신청자는 6명으로 다른 해와 거의 비슷하다”며 “외부 언론 기사에는 올해 전과신청자가 급증한 것처럼 묘사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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