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사이트 ‘파피루스’의 강의평가 데이터가 기존에 논의됐던 웹 개발 동아리 ‘와플스튜디오’(와플)가 아닌 학내 커뮤니티 포털 ‘스누라이프’로 이전될 전망이다. 현재 파피루스와 스누라이프의 데이터 이전 논의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며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에 데이터를 이전받기로 약속했던 와플은 협상 결렬로 인해 파피루스 데이터 이전 불가를 통보받고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와플은 2015년까지 백업해 뒀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강의평가 서비스를 재개할 것을 알렸다.

파피루스 개발자 이두희 씨(컴퓨터공학부·03졸)와 와플은 계약 주체 문제, 강의평가 기반 체계인 소스코드 이전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었다. 양측의 협상 결렬에는 법인 설립 문제가 가장 주요한 쟁점이 됐다. 이두희 씨는 파피루스가 계약 진행에 필요한 법인을 설립하지 않아 애초에 논의를 진행할 수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이 씨는 “계약 주체를 명확히 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하면 보안 문제의 책임 소재 불분명, 지출비용에 대한 세금 처리 주체 불명확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계약에 대한 논의 자체를 시작할 수 없다”며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도 적은 비용으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가능한데 와플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와플과의 계약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판단했다”며 “사업자 등록이 돼 있어 법적 책임소재가 명확한 스누라이프와 계약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와플 박면규 씨(컴퓨터공학부·08졸)는 “애초에 법인 설립 여부가 문제임을 이두희 씨가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법인 설립 의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며 “계약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를 물었으나 이 씨가 이를 명확히 알려주지 않았고 이후 법적 문제가 없도록 와플 전체 권한을 회장에게 일임해 계약을 체결코자 했으나 이 씨는 이조차 반려했다”고 반박했다. 박 씨는 “법률관계로 따져봐도 법인 설립이 계약 체결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누라이프는 강의평가 데이터의 유실을 막고자 이두희 씨의 제안을 수용했으며 이 씨와 파피루스 강의평가 데이터 이전에 대해 합의 중이라고 밝혔다. 스누라이프는 데이터 이전을 받게 된 배경에 대해 “이 씨가 파피루스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을 때 양수 의향을 전했으나 거절당했다”며 “하지만 최근 이 씨가 와플과의 협상이 사실상 무산됐고 스누라이프가 희망할 경우 파피루스 서비스 전체 또는 강의평가 데이터를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와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누라이프는 “현재 데이터 이전 자체에 대한 합의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정상화 방식, 데이터 이전 절차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누라이프는 “서비스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이전에 있었던 기프티콘 증정 이벤트 등 강의평가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두희 씨와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후, 와플은 지난 13일(금) 2015년까지 백업해 둔 13만 강의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칭 ‘SNUEV 4.0’의 강의평가 서비스를 재개할 것을 예고했다. 와플 김찬욱 회장(컴퓨터공학부·15)은 “이두희 씨의 데이터 삭제 발표 이후 저작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절차와 기능 구현이 미흡했음을 깨달았다”며 “학생들의 권익과 기존 저작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고 13만 강의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누이브를 재개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와플이 재개하는 SNUEV 4.0에는 최신 강의평 데이터가 부족하겠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양질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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