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대 총학생회 선거를 향한 일정이 시작됐다. 연장투표라는 극단의 조치에도 투표율이 46.8%에 그쳐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한 채 한 학기를 보내야 했던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의 악몽이 재현될까봐 걱정하는 서울대인들이 많다. 이제 총학생회 선거를 앞두고 학생들과 학생회 측에 다음과 같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우선 학생들에게 바란다. 민주주의는 각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쟁점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유지되고 발전한다. 학생들이 이러한 민주주의의 ‘정서적 비용’을 치를 덕목을 가졌으면 한다. 다양하고 개별적인 관심사들을 아우르는 공동의 관심사들이 있다. 학생들이 학교 측에 절박하게 바라는 바는 등록금, 교육 및 수업환경, 복지시설, 취업기회의 확대, 도서관시설의 확충 등이라고 본다.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학본부 측은 학생들의 이 같은 관심사와 이해관계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학생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개진되기를 바라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민주적인 집행권을 가진 총학생회를 대학본부 측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협상과 대화의 결과가 매번 번복되는 일이 없이 양 당사자들에 의해서 존중되고 실현되려면 양측의 신뢰성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협상주체들의 대표성과 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학생들의 높은 참여 속에서 치러진 선거를 통해 구성된 총학생회는 대학본부 측과의 협상과 대화에서 더욱 유리한 지위를 가지게 될 것임을 유념하자. 만일 지난 해처럼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한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실현할 대리인을 한 학기라는 긴 시간동안 가지지 못한 셈이 되어, 대학본부의 정책에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할 제도적 통로를 상실한 것이 되므로 그만큼 손해라는 점을 명심해 총학생회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자.

 

총학생회 측에 바란다. 총학생회는 ‘학생회비 납부’라는 자발적이면서도 냉정한 평가시스템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점점 낮아지는 학생회비 납부비율은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엄정한 평가의 결과이다. 이념에 바탕을 둔 정책은 민주주의의 원동력이지만, 실현가능하며 구체적인 정책들을 개발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민주주의’의 유지조건이다. 이제 총학생회의 집행부는 학생회비의 납부비율을 높여 재정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선거상품들’을 내놓아야 하고 그 실현을 위해서 갖가지 창의적인 발상들을 제공하여야 한다. 물론 그동안 총학생회가 기울였던 노력을 인정하는 바이지만, 좀 더 깊게, 세밀한 점까지 생각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여서 학생들의 관심사에 다가가 달라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총학생회 모두에게 바라는 바는 선거문화에서 ‘환경주의적 관점’을 진지하게 고려하자는 것이다. 선거홍보를 위해서 제작되는 전단들을 재생지로 한다거나 벽보를 부착하고 난 후 선거가 끝나면 책임감을 가지고 제대로 수거하는 모습들이 이번 선거에서 정착된다면, 학생회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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