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언론학회 봄철학술대회에서 본교 언론정보학과 차배근 명예교수의 학문을 조명하는 특별 세션이 있었다. 그 세션에서 나는 차 교수의 언론사 연구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를 준비하며 나는 차 교수가 집필한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사 1: 1952-1961』(2004)도 살펴봤다.

그 책은 일제 식민지 시기 이후 한국에서 출현한 대학 신문들을 먼저 소개하고, 이어 『대학신문』의 창간과정에서 제2공화국시기까지의 초기 역사를 정리했다. 특히『대학신문』의 창간준비과정, 창간 초기의 편집체제, 창간기념사, 주요 편집진과 운영과정의 변화, 특집호 내용,『대학신문』이 주최한 각종 문화행사 내용, 4·19 혁명당시의 신문 내용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다뤘다. 그래서 나는『대학신문』 창간초기부터 1960년대 초반 우리 학교가 어떻게 운영됐는지, 당시 학생들이 관심을 가졌던 문제들이 무엇이고 학내에 어떤 연구행사들이 개최됐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책을 검토하며 한국전쟁과 휴전 이후 1950년대를 알 수 있는 사료가 많이 부족한데,『대학신문』은 한국 지식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사료라는 것을 실감했다.

10월 23일자『대학신문』을 읽으며 나는『대학신문』의 사료적 가치를 주목해본다. 2면의 다양성보고서 발간 소식은 학내 다양성의 부족 실태를 지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성 문제를 이제 정말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한 사례로 평가될 것이다. 4면의 법인화 이후의 학교 재정 분석은 아마도 훗날 비슷한 주제를 살펴보는 중요한 선행 자료일 것이다. 5, 6, 7면의 기사들은 대학생의 시선으로 2017년 한국의 교회 상황, 한미 교역 현실, 플랫폼 환경을 설명한 기록일 것이다.

10, 11면의 유럽 현대미술 축제에서 독일의 활동을 주목한 내용은 직접 현장을 취재한 기획기사라는 점에서 『대학신문』의 취재 범위가 세계로 확대됐고, 기획 기사가 장기 계획 아래 준비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생각된다. 그런가 하면 1면의 학생회 선거 기사와 15면의 ‘느티나무 캘린더’는 2017년 10월의 마지막 주에 학교에서 어떤 행사들이 열렸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일 것이다. 다양하게 활용한 사진, 삽화, 만화와 광고는 또 어떤가? 이런 것들 역시 2017년도 『대학신문』의 편집디자인, 마케팅 전략, 수익 구성은 물론 한국 기업의 광고 상황과 광고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 여러 면에서 해석이 가능한 정보들이다.

여기서 다시 저널리즘의 본질을 생각한다.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진실 추구이며, 좋은 뉴스의 으뜸가는 조건은 바로 진실 보도다. 단편적인 사실만이 아니라 어느 한 사실을 둘러싼 포괄적인 진실을 발견하고 이를 정직하게 알리는 데 1차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학신문』 역시 현실을 재구성하는 엄청난 역할을 하는 저널리즘 매체다. 따라서 모든 기사들이 사실을 확인하고 거듭 확인하는 진실 보도로 독자에게 좋은 뉴스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훗날 현재의 대학 사회를 살펴보는 가장 중요한 사료로 평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영희 객원교수
언론정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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