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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티켓팅, 그 이면을 파헤치다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는 ‘덕후’라면 공연을 보기 위해 촌각을 다퉈가며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봤을 것이다. 좋은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몇백 분의 일초 사이의 경쟁에 서버가 다운되기도 한다. 이같이 피 튀기는 전쟁을 연상시키는 ‘피(血)켓팅’은 주로 티켓 판매 대행 사이트에서 이뤄진다. ‘인터파크 티켓’ ‘Yes 24 티켓’ ‘11번가 티켓’ 등 대형 플랫폼이 유수의 공연을 독점하고 있거나 좋은 자리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의 플랫폼이 독식하는 티켓 유통 시장의 현 구조로 인해 그 피해가 일차적으로는 공연 기획사에,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까지 돌아가고 있다. 이에 『대학신문』은 독과점 형태로 이뤄진 기형적인 티켓 유통 시장을 해부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티켓 유통 시장의 현주소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공연 중 83.1%의 티켓이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이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공연 기획사가 플랫폼에 티켓 판매를 위탁하면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원하는 공연의 티켓을 구매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극단 ‘99℃’ 측은 “공연 기획사는 판매 대행 플랫폼에게 판매 대행 수수료와 티켓 발권 수수료를 지불하고 티켓 판매를 위탁하고 있다”며 “소비자 역시 대행 플랫폼에서 티켓을 구매할 시 티켓값 외의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고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의 운영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몇몇 공연장에서는 직영 매표 시스템을 통해 해당 공연장에서 열리는 공연 티켓을 소비자가 직접 예매할 수 있다. 이 경우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을 통한 예매와 달리 공연 기획사와 관객 모두 티켓을 사고 팔 때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예술의 전당’ ‘LG 아트센터’ ‘국립극장’ ‘롯데 콘서트 홀’ ‘세종문화회관’ 등 규모가 있는 공연장은 대부분 자체 예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공연 기획사 ‘PMC 프로덕션’의 정지연 대리는 “초기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직영 매표 시스템의 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같은 대안적인 티켓 구매 창구가 존재하지만 현재 티켓 유통 시장은 특정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독점하는 구조로 고착화됐다. ‘한국소극장협회 대학로티켓닷컴’의 최윤우 사무국장은 “현재 인터파크 티켓이 70% 이상의 시장 지분을 점유하고 있다”며 몇몇 대형 플랫폼이 독과점하고 있는 티켓 유통 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러 공연 정보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으로 모여들고 있다. 해당 공연장의 공연만 다뤄 다양한 공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직영 매표 시스템과 달리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파편화 돼있던 공연 정보를 종합해 제공하는 까닭이다. 평소 공연 관람을 즐기는 김혜림 씨(20)는 “대형 플랫폼이 좋은 좌석을 다수 보유하고 그들의 티켓팅 인터페이스가 편리하게 구축돼있어 인터파크 티켓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공연장 직영 매표 시스템과 여타 티켓 구매 창구의 이용자 수는 자연스레 감소했다. 지난 3월 예술의 전당 ‘SAC 티켓’의 서버관리업체 ‘씨스퀘어’가 수익성을 이유로 SAC 티켓을 인터파크 티켓에 판매를 위탁한 바 있다.

공연 기획사 역시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미 대다수의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는 대형 플랫폼에 공연이 진입하는 것 자체만으로 홍보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플레이티켓’의 김효상 대표는 “인터파크 티켓, YES 24 티켓, 11번가 티켓 등 잘 알려진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의 메인 페이지에 공연이 노출되면 그 자체로 홍보가 된다”며 “그에 따라 공연 매출이 가시적으로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티켓 외에도 여러 품목을 다루는 종합 쇼핑 채널로서 높은 유입률을 바탕으로 그 몸집을 키웠다. 여러 품목 간 마일리지 사용도 자유로워 대형 쇼핑 채널 회원들의 유입이 많고, 플랫폼은 다양한 상품의 판매를 통해 수집한 다량의 회원 데이터를 티켓 판매 마케팅에 활용해 그 영향력을 넓혀나간 것이다. 특히 온라인 티켓 유통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인터파크 티켓은 다년간 티켓 예매대행시스템으로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공연계 전 분야에 진출했다. 정지연 대리는 “인터파크 티켓이 공연 제작관리, 투자, 공연장 운영사업, 시스템 매니지먼트, 창작 뮤지컬 지원 사업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며 공연예술계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과점 시장 속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대형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장악해버린 현 티켓 유통 시장 구조 속 플랫폼과 공연 기획사의 이해관계는 어긋나있다.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의 수익 창출 구조와 공연기획사의 창작 활동 사이에서 둘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직영 매표 시스템을 구축할 여유가 없는 영세한 공연 기획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온라인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수료, 정당한 대가와 독점기업의 횡포 사이=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티켓을 위탁 판매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운영된다. 이들은 공연 기획사에게 5~20%의 수수료를 받고 플랫폼에 공연 티켓을 위탁 판매한다. 극단 99℃ 측은 “계약상 조건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지만 대부분의 대형 티켓 판매 플랫폼은 7.7%를 기준으로 카드 결제 시 8.8%까지의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고 밝혔다. 플랫폼은 공연 기획사에 티켓 판매에 대한 수수료 외에도 티켓 발권 수수료를 받는다. 이는 관객이 티켓을 예매한 후 공연장에서 티켓을 발권할 때 공연 기획사가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플레이 티켓의 김효상 대표는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초기에 시스템을 구축했고 공연 기획사는 플랫폼을 통해 공연을 홍보하기도 한다”며 “플랫폼 입장에선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수수료”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 기획사의 입장은 다르다. PMC 프로덕션의 정지연 대리는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와 티켓 발권 수수료가 더해지면 영세한 공연 기획사는 공연 제작에 온전히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금전적인 측면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연 기획사로서는 직영 티켓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 수수료 없이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초기 시스템 구축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 정지연 대리는 “당장의 이익이 중요한 작은 규모의 공연 기획사는 자체 매표 시스템을 구축할 비용이 없다”며 “이런 이유로 부담스러운 수수료를 지불해가면서 공연을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에 등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영 티켓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시장을 점령해버려 인지도를 높인 대형 플랫폼과 경쟁하기 힘들고 대형 플랫폼만큼의 홍보 효과가 뒤따르지 않는 실정이다. 정지연 대리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대형 플랫폼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매표 시스템을 가진 공연장을 이용하는 공연 기획사 역시 공연 티켓의 일부를 대형 플랫폼에 올려 판매 대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점판매권, 마케팅 전략과 판매 창구의 제한 사이=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공연 기획사에게 해당 플랫폼에만 공연을 올리는 ‘단독 판매권’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소비자가 하나의 창구를 통해서만 티켓을 예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인터파크 티켓은 독점 판매권을 따내기 위해 공연 기획사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정지연 대리는 “인터파크 티켓은 공연 제작비를 지원하거나 티켓 발권기를 무상으로 설치해 주는 방법으로 독점판매권을 얻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효상 대표는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공연 기획사와 계약할 때 수수료를 낮춰 주고 메인 페이지에 공연을 노출할 것과 공연 제작 지원금을 약속하며 독점 판매권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더 이상 플랫폼이 공연 기획사에 독점판매를 요구하지 않아도 공연 기획사가 자발적으로 플랫폼과 단독 계약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많은 티켓 플랫폼이 독점 계약 시 공연 기획사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여러 조건을 붙이기 때문이다.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하지만 공연기획사가 플랫폼과 단독 계약을 하지 않거나 비교적 낮은 수수료를 지불할 시 메인페이지에 등록되지 않아 노출빈도가 줄어들고, 이는 공연 기획사의 낮은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제시한 수수료는 영세한 공연 기획사에게 진입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소규모의 공연 기획사는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에 공연을 등록하더라도 플랫폼의 메인페이지나 상위랭크에 공연이 게시되지 않아 공연을 홍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공연 기획사는 공연을 효과적으로 홍보하지 못하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해 공연 기획사의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 극단 99℃ 측은 “기본적인 판매 대행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공연 기획사의 경우 대형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과 계약하지만 공연이 많이 노출되는 좋은 조건을 얻기 위한 추가적인 수수료까지는 지불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말해 중소형 공연 기획사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일그러진 공연 예술 생태계

대립된 이해관계로 인한 기형적인 현 티켓 유통 구조는 공연예술계의 전반적인 구조 자체를 위험에 빠뜨렸다. 공연 기획사는 높아진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제작비용을 줄여 공연의 질을 낮추거나 공연의 가격을 높이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극단 99℃ 측은 “10%를 웃도는 수수료를 지불하면 공연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야 할 예산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티켓의 가격이 높아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 몇 년간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의 메인페이지에 게시된 대형 공연 기획사 위주의 공연 예술 생태계가 형성됐다. ‘한국소극장 대학로티켓닷컴’의 최윤우 사무국장은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이윤을 추구하므로 대형 기획사의 공연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공연 기획사의 입장에선 공연 티켓 판매 정보가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에게만 종속된다는 문제도 야기된다. 직영 판매 시스템 하에선 공연 기획사가 여러 공연의 티켓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한다. 반면 대형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 플랫폼이 제공하는 해당 공연 기획사의 데이터에만 접근할 수 있어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온전히 이용하기 힘들다. 따라서 공연 기획사는 제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공연을 제작하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윤우 사무국장은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민간기업인 만큼 정보를 공개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지연 대리는 “공연 기획사 입장에선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선 여러 기준에서 정리된 데이터가 필수적”이라며 “하나의 창구를 통해 데이터를 제공받는다면 전반적인 경향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영향은 공연 기획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닿는다. 티켓팅이 ‘피켓팅’이 된 것은 공연 티켓이 한 플랫폼에서만 판매돼 티켓팅이 시작되자마자 많은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의 홈페이지에 몰리며 경쟁이 심해진 탓이다. 게다가 이런 구조 속에서 소비자의 알 권리가 침해되기도 한다. 플랫폼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독점 판매의 조건으로 계약한 특정 대형 기획사의 공연을 위주로 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플레이티켓 김효상 대표는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 입장에선 플랫폼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한 공연 기획사의 공연만을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의 메인페이지와 상위랭크에 게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어 혼란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여러 플랫폼으로 공연 판매가 분리돼 전체적인 문화 산업의 경향을 소비자가 제공받을 수 없다. 관객 배규은 씨(20)는 “인터파크 티켓은 ‘빌리 엘리어트’가 예매율 1위로 돼있는 반면 yes 24 공연은 ‘율숙업’이 예매율 1위라 하고 있다”며 “어떤 공연이 실제 인기 있는 공연인지 알 수 없어 공연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공연 제작 사업에도 개입하면서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자사에 유리한 정보만을 노출하며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 2011년 인터파크 티켓이 제작 및 투자에 관여한 뮤지컬 ‘미션’의 스토리라인이 부실하다는 불만이 인터파크 티켓의 공연게시판에 올라오자 인터파크 티켓은 해당 게시판을 폐쇄한 바 있다. 김혜림 씨(20)는 “인터파크 티켓의 공연게시판이 공연 관람 결정의 한 지표가 되기도 하므로 공연게시판을 막아버렸다는 것은 명백히 기업의 횡포”라 주장했다.

결국 최종적인 피해는 소비자인 관객에게 돌아온다. 선택할 수 있는 공연의 폭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티켓 예매 대행 플랫폼의 수수료로 인해 높아진 티켓 값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문화경제학회의 회장을 역임했던 최병서 교수(동덕여대 경제학과)는 “특정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해 횡포를 부리는 것을 제재할 수단이 없는 현 공연예술생태계의 기형적 구조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합리적인 티켓 시장이 되기 위해선

우선 현 티켓 유통 시장의 불균형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시장정보를 제공해 대형 플랫폼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는 경쟁 시장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선 주요 국공립 공연장의 예매 시스템과 민간 예매 사이트 시스템을 아우르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을 지난 2014년부터 운영 중에 있다. 플레이티켓 김효상 대표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인터파크 티켓과 YES 24 티켓, 11번가 티켓 등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과 국공립 공연장의 직영 예매 시스템을 모두 포함하는 것을 목표하므로 통합전산망이 활성화된다면 보다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공연 정보는 공연 기획사에게도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정지연 대리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통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투명한 공연 통계 정보를 이용한다면 공연 기획사가 다수의 예매자를 타겟팅해 공연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티켓 유통 시장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인터파크 티켓이 적극적으로 정보공개에 동의하지 않아 현재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추정상 40%의 공연 통계 정보만 공개되고 있다. 인터파크 티켓과 여타 대형 플랫폼의 입장에선 공연 통계 데이터베이스가 하나의 마케팅 자산이 되므로 이를 쉽게 공개하는 것은 경쟁력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단편적으로 예매자 수, 실적 등의 수치를 제공해 공연 티켓 매출, 좌석 등급별 예매 현황과 같은 보다 세부적인 정보를 공연 기획사들이 알 수 없다. 김효상 대표는 “무료 티켓과 유료 티켓의 구분도 없이 단순하게 제공되는 수치는 무의미하다”며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선 공연 기획사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공연 기획사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관련 내용 공개가 법적 의무가 되고 모든 기획사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면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전반적인 데이터를 수집한 뒤 현황통계를 대형 포털 사이트에 공개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 밝혔다.

영세한 공연 기획사가 감당하기 힘든 수수료를 제재하기 위한 행정 지침 또한 필요하다. 현재 법으로 제한된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는 25%이며 모든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은 5.6%~20% 선에서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김효상 대표는 “이 수치가 법을 위반하지는 않지만 공연의 규모가 커질수록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연 예술계의 성장을 막고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며 공연예술계의 실태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규제방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최병서 교수는 독과점 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연예술계의 내부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여러 업체의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행정지침이 필요하다”며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수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밝혔다.

몇몇 대형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을 통해 편리하게 티켓을 구입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수료와 독점판매, 그리고 제한적인 예매자 정보 제공 등 공연 기획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있으며,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 된다. 이에 정지연 대리는 “어느 시장에서든 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면 병폐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경쟁을 통해 기업의 이윤추구와 공연 기획사의 창작 활동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티켓 유통 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말했다. 이제 곧 다가올 연말의 수많은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은 다시 ‘피켓팅’을 치러야 한다. 티켓 판매 대행 플랫폼에 접속해 플랫폼의 메인페이지에 게시된 공연을 예매하기에 앞서 공연예술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독과점 구조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삽화: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박진희 기자 jinyhere@snu.kr
손지윤 기자 unoni0310@snu.kr

정명은 기자  jeongme165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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