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연 3층 식당에 사과문이 붙어있다.

지난 14일(화) 자하연 3층 식당(109동)에서 상설 메뉴로 판매하는 ‘밀푀유 나베’에 섞인 철사를 학생이 삼키는 사고가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은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이물질이 섞여 들어간 경로를 추적하고 재발 방지책을 수립했지만, 학내 식당의 위생 문제와 함께 생협의 미흡한 초기 대응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15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스누라이프’에 음식에 섞여 있던 철사를 삼켜 식도에 상처를 입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하연 3층 식당에서 얇게 썬 소고기, 청경채, 배추 등을 한데 넣고 끓인 음식인 ‘밀푀유 나베’를 먹다가 그 안에 섞인 이물질을 삼켰고, 심한 고통을 느껴 인근 대학 병원에서 제거 수술을 받았다. A씨는 “가늘고 긴 철사가 식도에 꿰어져 있어 제거 과정에서 피가 났고 일주일 치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14,000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학내 구성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생협은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철사가 들어간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웠다. 생협 이규섭 FS사업본부장은 “실물 비교를 해 본 결과 무쇠솥을 설거지하는 솔의 철사와 굵기나 생김새가 유사했다”며 “솔에서 빠진 철사가 채소를 비롯한 재료에 붙어 음식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생협은 식당 출입문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문제가 된 솔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직원 교육 및 위생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향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식당 위생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안은 증폭된 모습이다. 23일 자하연 3층 식당을 찾은 최서경 씨(서어서문학과·15)는 출입문에 부착된 사과문을 살펴보고는 “꼭 자하연 식당이 아니더라도 모든 학내 식당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지만, 이곳에서 실제로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니 안심하고 이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생협의 초기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술 직후 식당으로 돌아가 항의했지만, 식당 관계자들은 사과나 보상을 말하기보다는 책임을 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식당 관계자가 직원 교육을 위해 문제가 된 이물질의 회수를 요구했고, 식당 관계자가 식권을 보상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며 “자칫 큰 사고가 될 수 있었던 문제인데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 식당의 태도에 놀랐다”고 적었다.

이에 생협은 A씨의 주장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 해명했다. 이규섭 FS사업본부장은 “식당 점장이 이물질 회수를 요구한 건 사실이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물 비교를 통해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하기 위해서 요구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고가 있었지만 앞으로도 이용을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말이 피해자에게 식권으로 보상하겠다는 말로 들린 것 같다”며 “해당 식당은 식권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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