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교수
재료공학부

추운 날씨가 무색할 만큼 따뜻하게 기자를 맞이한 김형준 교수(재료공학부)의 목소리엔 유쾌함이 묻어났다. 이같은 활기찬 모습에서 학생들을 향한 그의 마음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년 퇴임 소감을 묻자 그는 “지도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다 기억에 남는다”며 제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김 교수는 30여 년의 교수 생활 동안 두 가지 연구에 힘썼다. 하나는 탄화규소 소재의 새로운 반도체에 대한 연구, 다른 하나는 얇은 막을 소재로 한 2차원 재료에 대한 연구다. 이는 32년 동안 김 교수가 독보적으로 개척해온 분야다. “나를 통해 이 두 분야가 국내에 처음 소개돼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의 말에선 자신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김 교수는 “재료의 발달이 곧 문명의 발달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꾸준히 재료공학 분야를 연구해온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산업의 발전을 최우선과제로 삼았던 그는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큰 노력을 해 왔다. 김 교수는 연구재료공학 분야 관련 4개 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학회의 전문성이 실제 기업의 개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회와 기업들의 정기적인 만남을 추진했다. 또한 국내 공정 장비 산업의 평균 매출이 약 두 배, 설계 분야 산업의 평균 매출이 약 네 배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분야 국책사업인 ‘시스템 IC2010 사업단’ 단장이었던 그의 공이 컸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김 교수는 ‘2016년 올해의 훌륭한 서울대 공대 교수상’ 산학협력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연구가 경제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했다”며 “공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산업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많은 일을 해오면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앞으로는 한 곳에 매여 있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으로서, 국가 산업에 이바지하는 학자로서, 그리고 학교 발전을 위해 힘쓰는 교수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김 교수의 앞날 또한 그가 걸어온 길만큼이나 열정으로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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