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석 교수
기계항공공학부

자연대 504동 지하 격납고에서 정인석 교수(기계항공공학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올해로 교단을 떠나는 정 교수는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거쳐 교수가 되어 다시 학교에 돌아온 후 교단을 떠나기까지 근 47년을 서울대에서 보냈다”며 담담하게 운을 뗐다. 정 교수는 지난날을 떠올리며 오랜 기간 함께한 학교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신이 떠난 후 후임 교수들이 학교를 한층 더 빛내 주기를 기대한다며 학교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학과 이름이 마음에 들어 항공공학과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고 말한 정 교수는 학교를 입학할 당시가 떠오르는지 소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소 단순하게만 보이는 정 교수와 항공공학의 첫 만남이었지만, 그의 열정과 이에 따른 학문적 성취는 그 누구 못지않았다. 정 교수는 거대한 대포를 통해 직접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기술에 관한 연구로 항공우주학회의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초음속으로 연소하여 인공위성 발사 비용을 현저히 저감시키는 엔진에 대한 국제 공동 연구로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연구 외적으로도 그는 한국연소학회에서 중책을 맡아 국제 연소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한국의 연소 및 항공 분야 학자들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한편, 정 교수는 대한민국 항공 연소 분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행기 개인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학제 간 연합 연구를 통해 항공기의 소형화 및 보편화가 이뤄질 때 대한민국의 항공 및 연소 분야가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비행기 개인화를 위해서는 주행의 완전 자율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단순히 비행기를 제작하는 기술만을 연구할 것이 아니라, 주행의 자율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 기술과 IT기술을 포함하는 다양한 산업이 연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인 1비행기’ 시대에서 항공 및 연소 분야가 가지는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며 학제 간 연구를 다시금 강조했다.

퇴임 이후 정 교수는 “특별한 계획이 없어 큰 일” 이라는 농담과 함께 그가 그리는 앞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정년 제한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 대학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며 항공공학에 대한 꺼지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정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 항공 분야는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뒤를 이어 한국 항공공학 분야를 빛내고자 하는 후학들에게 대학에서의 모든 배움에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정 교수는 시무식을 끝으로 동료 교수와 제자들, 그리고 47년간의 추억이 담긴 캠퍼스를 마음에 품은 채 서울대를 떠난다. 더 이상 그의 푸근한 미소를 504동 지하 격납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겠지만, 그가 남겨둔 과제는 남겨진 후학들에게 전해져 대한민국 항공 연소 공학을 빛내는 가교가 될 것이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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