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식 교수
수의학과

신남식 교수(수의학과)는 국내 최초의 야생동물 질병학 전담 교수다. 신 교수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에버랜드 동물원장으로 근무하다가 서울대 교수로 임용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나 정년을 맞은 그는 “사람들에게 참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고 회상하며 “주변에서, 또 사회에서 내 실제 역량보다 나를 더 인정해주고 격려해줬는데 특별한 결과를 남기지 못한 것 같아 많은 빚을 진 기분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신남식 교수는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3년간 ‘서울대공원’ 원장을 겸임하기도 했고, 2017년 7월 개원한 ‘서울시 야생동물관리센터’의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 동물원의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그럼에도 동물원은 충분히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동물원이 멸종위기종을 보전하는 기능을 한다”며 1994년부터 총 3번에 걸쳐 충북 월악산에 우리나라 고유의 멸종위기종인 산양을 방사한 이야기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번식시켜 방사하는 데 성공했다”며 “멸종위기 동물 보전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계기가 돼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신 교수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동물원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물원은 단순 조련이 아닌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동물 건강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한국 동물원은 시설이 열악하고 오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를 개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무작정 동물원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공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남식 교수는 1991년 영국에서 세계 3대 도그쇼라 불리는 ‘크러프츠(Crufts) 도그쇼’를 접하고 반려동물 문화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그 도그쇼는 단순한 전람회가 아니라 반려동물 문화 등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축제였다”며 “그 이후부터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 또한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일반적인 지식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문화일보」에서 ‘신남식 교수의 반려동물 이야기’를 연재하고 관련 서적을 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도 신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신 교수는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동물을 유기하는 일도 많다”며 미성숙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려동물 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이유를 묻자 신 교수는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하도록 돕는 것이 동물 전공자의 의무가 아니겠냐”고 웃으며 대답했다.

신남식 교수의 연구실 입구에는 작은 강아지 인형이 여럿 놓여있었다. 인터뷰 내내 동물과의 공존을 강조하던 그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신 교수는 “퇴임 이후에도 동물원 발전과 반려동물 문화 선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점점 늘어가는 만큼 곧 그가 꿈꾸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이 오는 것을 기대해본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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