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진 교수
치의학과

김명진 교수(치의학과)의 사주엔 ‘권’(權)자가 3번 들어간다. 교수가 된 계기를 묻자 김 교수는 “‘권’(權)이 3개나 들어가는 사주는 법과나 의료계가 걸맞다고 한다”며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 나의 소명인 듯하다”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치의학 중에서도 구강악안면학을 전공했는데, 입안의 치아, 턱뼈, 안면 전체를 다루는 구강악안면학은 구강암, 기형, 양악수술, 안면 비대칭 등을 치료하는 학문이다. 교수직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그는 “71년도에 치의학에 입문할 때부터 교수직을 마무리하는 이 순간까지 항상 보람찼고,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내겐 대단한 행운”이라며 “매 순간 하고 싶은 학문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굉장한 감사를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2010년부터 3년간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의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행정적인 업무도 수행해야 하는 병원장의 업무를 하면서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국내 선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리딩그룹으로 성장해나가야 한다는 목표를 가졌다”는 그의 소회에서 깊은 애교심을 읽을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는 ‘일웅봉사회’에서 꾸준히 구순구개열 봉사 활동을 이어왔으며, 그 공로로 2017년엔 사회봉사상을 수상했다. 수상 후 김 교수는 또다시 천만 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그는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자 했는데 이번 상을 받고 나서 모교에 보람된 기부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느꼈다”며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은 모르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알려지니 쑥스럽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 교수는 벽에 붙은 명예 교수진의 사진들 가운데 하나를 가리키며 “저기 계신 민병일 교수님의 호인 ‘일웅’을 따서 이름 붙인 일웅봉사회는 의료오지에 찾아가 봉사를 베푸는 삶을 실천해왔다”며 “일웅봉사회를 통해 해외 각국에 국외 의료활동을 펼친 점은 민간외교로서 서울대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자평했다. 또한 그는 “6·25전쟁 이후 궁핍한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참 대단한 일”이라고 말하며 의료를 통한 국격 상승에 자부심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국내의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기부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 원장을 맡으며 ‘찾아가는 치과 진료’를 통해 장애인들의 치과 치료를 쉽게 만들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치의학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묻자 “우리나라 치의학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의학계의 효자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한편으론 치과의사가 너무 많이 배출되다 보니 대학마다 졸업생대비 치의학 전공이 과잉돼 개원 과다경쟁이 펼쳐지고 졸업생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성공적인 퇴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은사님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표한 그는 “진료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면서 “동료 교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함께 한 동료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교수는 “훌륭한 의사는 좋은 의료시술을 해주지만 명의는 환자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야 한다”며 “환자가 의사에게 마음으로 감사한다면 진정한 의료를 행한 것이 아니겠냐”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박성민 기자 seongmin4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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