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간호대학 캠퍼스 한편의 연구실에서 정년 퇴임을 앞둔 이명선 교수(간호학과)를 만났다. 그는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교에 교수로 부임해 교육과 봉사, 연구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연구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었으나 은퇴할 때가 되니 해방된 느낌도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명선 교수는 질적 연구와 암 환자 연구에 주력하며 간호학계 발전에 기여해왔다. ‘대한질적연구학회’ ‘대한종양간호학회’ 등 여러 학회의 학회장을 연임하며 간호학 연구 활성화에 힘써온 이 교수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7학년도 1학기 서울대학교 학술연구상’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암 부담이 가장 큰 아시아 지역의 연구 치료 발전을 위해 그는 ‘아시아종양간호학회’의 초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암 환자들이 겪는 심리·사회적 문제를 다뤄 그들의 삶의 질 역시 향상하고자 했다”며 그가 암 환자에 대한 연구에 주력한 이유를설명했다.
이 교수는 질적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그는 질적 연구의 원동력이 ‘발견 지향적인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양적 연구보단 질적 연구를 통해 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일반적인 치료만 수행해서는 인간으로서의 환자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심리적, 사회적, 영적인 면을 다뤄 환자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질적 연구를 수행하면 보다 효율적인 의료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여성의 삶과 질병을 연구하는 데에는 여성주의적 시각을 갖춰야만 문제를 사회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질병 연구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C.T’, 즉 자신을 인식하고(Awareness), 도전하고(Challenge), 변화해야(Transform)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하며 리더십을 강조한 이명선 교수는 이 ‘A.C.T’가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서울대 학생들이 모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