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위해 기자가 찾아간 서울대 미술관 MoA(151동) 3층에서는 신현중 교수(조소과)의 퇴임 기념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퇴임을 앞둔 노교수는 조교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전시장을 돌며 전시회의 작품에 관한 설명을 이어갔다. 조소의 매력으로 ‘융통성’을 꼽은 신 교수는 “퇴임해도 세상이 끝날 때까지 작업하겠다”며 조소에 대한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조각가는 뭐든지 할 수 있고, 조소는 공간감을 살리면서 무엇이든 물질화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중 교수
조소과

조소에 대한 신현중 교수의 열정은 2008년 그를 찾아온 병마에도 꺾이지 않았다. 10년째 투병 중인 그는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열고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왔다. 2012년 예술의 형태보다 발상을 중시하는 ‘개념 미술’을 실험하는 개인전 ‘DOS’는 특히 그의 지병이 심각할 때 열린 전시다. 신 교수는 당시에 “건강을 조심하면서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위해 드로잉과 수집을 계속하고, 끊임없이 조소에 대해 생각하면서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전시회 준비에 많은 도움을 준 조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편 신 교수는 교직에 있으면서 못다한 연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자신에게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분야로 스스로 오랫동안 열정을 갖고 연구한 ‘메소포타미아 조소’를 꼽았다. 신현중 교수는 “지병으로 인해 몸이 안 따라주고, 중동 정세가 혼란스러워져서 현지에서 연구를 더이상 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현재 중동에 남아있는 메소포타미아 조소가 ISIS와 같은 테러 단체에 의해 시시각각 파괴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여전히 조소 작업을 열심히 하는 제자를 바라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지병이 심했을 때도 “아침 8시에 작품 구상안이 가득 든 배낭을 메고 출근해서 모든 작업실을 돌며 내 강의를 수강하지 않는 학생들의 작업도 지도했다”며 교육자로서 제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교육자로서는 은퇴해도 예술가로서는 조소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방법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해나갈 후학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격려와 애정을 보냈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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