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공대간이식당과 301동 식당이 폐점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학내 식당 위탁업체를 관리하는 생협은 이들 식당에 대한 ‘CJ프레시웨이’와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향후 3년간의 식당운영 업체로 ‘삼성웰스토리’를 선정했다. 이후 메뉴 가격은 1,000원 이상 인상됐다. 한편 올해 2월에는 생협이 식단 가격을 올린 채 감골식당의 외부업체 선정을 진행해 사회대 학생회의 반발에 부딪혀 재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이렇듯 최근 학내의 편의점, 카페 등 생협이 직접 운영하지 않는 외부업체가 부쩍 늘고 있지만, 업체선정 과정 및 편의시설 운영에 있어 정작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는 거의 담겨있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학교에 상주하는 교수, 학생,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이 학내 식당과 편의시설 등의 주 이용자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학내 주요 소비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편의시설의 설치 및 운영, 가격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부당하다. 본부는 편의시설의 내용 및 업체 선정에 있어 주요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이 제안하는 선택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들의 목소리가 무시된다면 장기적으로 해당 업체는 외면 받을 것이다. 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거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되는 피해 또한 학내 구성원들이 짊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 학내 구성원들이 식당 및 편의시설의 선정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적인 통로가 정비돼야 한다. 사회대 학생회는 ‘감골 식당 외주화와 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자는 사회대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업체 선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배제됐다’며 본부를 규탄한 바 있다. 그러나 공대간이식당의 새로운 업체로 선정된 삼성웰스토리는 총학생회와 공대 학생회 등의 끈질긴 요구로 학생 대표자를 비롯한 일부 구성원들이 시식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본부는 별도의 요구가 없더라도 이러한 절차가 마땅히 업체 선정 과정에 필수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사전·후 공지를 확실히 해 과정 자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외주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본부가 거버넌스 투명성을 높이고 업체 선정 과정에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는다면 가격 인상을 비롯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내 구성원들에게 돌아온다. 식당 및 편의시설 설치 과정에 있어 적절한 메뉴 선정, 적정한 수준의 가격 책정에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에 본부는 식당 및 편의시설의 운영과 업체 선정 과정에 학내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보다 민주적인 생활 생태계가 조성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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