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 중앙 뮤지컬동아리 ‘렛미스타트’ 제14회 정기공연 ‘넥스트 투 노멀’

지난 9일(금) 오후 4시 공연을 끝으로 ‘렛미스타트’의 ‘넥스트 투 노멀’은 막을 내렸다.

지난 6일(화)부터 9일까지 두레문예관(67동) 지하 1층 공연장에서 중앙 뮤지컬동아리 ‘렛미스타트’가 제14회 정기공연으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톰 킷(Tom Kitt)이 작곡을, 브라이언 요키(Brian Yorkey)가 극본 및 작사를 맡은 동명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원작으로 했다. 이번 공연에선 황유진 씨(지리교육과·16)가 총연출을, 주보현 씨(작곡과·15)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황 연출은 “이 극의 인물들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며 살아가는데, 관객들이 극 속에서 각 인물의 감정이 얽히고 풀리는 것을 보며 인간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여느 가족처럼 단란하게 함께 할 거야. 걱정 마 잘 될 거야. 웃고 떠들다 보면 모두 행복할거야.”

‘넥스트 투 노멀’은 관객들에게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전한다. 이야기의 초반엔 굿맨 가족 모두가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조울증과 망상증에 걸린 엄마 다이애나를 치료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남편 댄은 자신 또한 다이애나처럼 아들에 대한 환상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가족에게 숨긴 채 가정을 지키며 아내의 병을 고치는 데 헌신한다. 하지만 전기충격요법을 써도 다이애나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억지로 평범해지고자 노력하는 대신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엄마를 이해하지 못해 엄마와 마찰이 잦았던 딸 나탈리도 결국엔 엄마에 대한 오해를 풀며 엄마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이야기는 엄마 다이애나가 댄에게 집을 떠나겠다는 말을 하고, 나탈리와 댄은 이를 받아들이며 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넥스트 투 노멀’의 넘버*는 다채로운 음악 장르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넌 몰라’에선 다이애나의 심리상태를 강렬한 록 비트로 표출해 요동치는 다이애나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넌 몰라’를 절망과 분노의 감정을 담아 부른 다이애나 역의 오지현 씨(정치외교학부·16)는 “상처가 깊은 사람은 때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붓는 소독약도 견디기 힘들다는 걸 남편 댄이 알아주었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불렀다”고 말했다. 또한 넘버 ‘어둠 속의 빛’에선 힘들어하는 다이애나를 다독이는 댄의 따뜻함이 잔잔한 멜로디와 함께 드러났다. 댄 역의 추현석 씨(수리과학부·16)는 “다이애나가 전기충격요법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댄의 걱정과 슬픔이 ‘가보자’는 희망찬 가사와 대비돼 큰 슬픔을 자아낸다”고 전했다.

‘렛미스타트’의 무대 구성과 조명은 이야기의 풍성함을 더했다. 3층 철제 구조물로 구성된 무대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서사들이 교차돼 나오는 장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직선으로 분할돼 차가운 느낌을 준 철제 구조물은 굿맨 가족의 절망감과 슬픔을 잘 드러냈다. 황 연출은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고자 단층이 아닌 2층과 3층이 존재하는 무대를 구상했고, 입장과 퇴장을 통해 공간의 이동을 보여주고자 4개의 계단을 이용한 무대를 만들었다”며 무대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무대 세트가 딱딱하고 절제된 느낌을 가져다줬다면 무대 조명은 굿맨 가족이 고통 속에서 찾아내는 한 줄기 따뜻한 빛과 같았다. 특히 극 중 때때로 비춰졌던 노르스름한 조명을 통해 포근함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주로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나탈리가 남자친구의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 받는 과정을 표현할 때 사용됐다.

‘살아있어야 행복한 것’이라는 다이애나의 노랫말을 끝으로 극은 막을 내린다. 황 연출은 “극을 통해 작품의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극중 인물들은 각자의 아픔에 대면하기보단 평범함 속에 자신을 가두려 하다 아픔이 더 심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극이 전개될수록 각 인물은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깨달으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평범함을 부여잡으려 애쓰는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위로로 다가온다.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은 머리로는 이해하기 쉬울 수 있어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엔 어렵다. 하지만 ‘넥스트 투 노멀’을 관람한 사람들이라면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들이 평범함 그 어딘가를 맴돈다 하더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는 여행을 떠날 수 있길 바라본다.

*넘버: 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

사진: 신하정 기자 hshin1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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