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자연대를 시작으로 농생대, 공대 화학공정연구소 등 학내 곳곳의 실험실에서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목)에도 농생대에서 연구실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유기용매 아크릴일 클라로이드가 누출돼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있었다. 1999년 공대 실험실에서의 폭발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학내에선 끊이지 않고 실험실 사고가 발생해왔다. 이에 따라 안전환경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본부가 나서서 실험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때다.

무엇보다도 엄격하고 실질적인 실험실 안전점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까지 실험실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실 내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었다. 이는 실험실 환경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았거나, 혹은 실험실 안전관리를 형식적인 절차정도로 간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학내의 환경안전원은 실험실 실사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안전점검표에 사고 알림 경보에 대한 항목은 없다. 항목에 이를 포함시킨다고 하더라도, 실험실에서 안전점검을 형식적인 절차정도로만 인식한다면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으로 기능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기존의 안전환경 교육 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안전환경 정기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온라인 안전 교육 시스템 수료증은 논문자격시험에 제출할 수 없어 실제 이용률이 20% 미만에 그치고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실 안전교육은 학생들에겐 실험실 이용 시점이 아닌 마무리 단계에서야 형식적으로 수강하는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 미숙하거나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일 경우 사고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떄문에, 간혹 교수나 안전관리 책임자의 지도 없이 연구실 학생들이 홀로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 사고에 대처하기 어렵다.

환경안전원은 학내 안전관리실태보고서를 작성, 보고하고 있다. 실험실 안전을 위한 교육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실효성있는 교육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실 사고 횟수는 감소하기보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안전교육은 보다 형식적인 과정으로 인식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안전한 사고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고는 인적, 물적 피해를 동반하는 재해일 뿐이다. 사고가 난 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다. 본부는 매번 일어나는 사고 이후 걱정과 우려를 전하는 대신 효과적 예방교육과 엄격한 안전점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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