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흔히들 학점, 연애, 동아리 이 세 가지가 대학 생활에서 꼭 챙겨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연애와 동아리의 경우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잘 챙기기 위해서’ 정해진 방식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학생의 본분인 공부 학점을 잘 따기 위해선 과제와 시험이라는 큰 벽을 넘어야 한다.

돌아보면 고등학교의 과제와 시험의 경우엔 대부분 정해진 답이 있었다. 물론 출제자의 실수로 가끔 복수 정답처리가 되는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 문제의 경우 객관식 즉, 답이 틀리고 맞고의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답지와 자신의 시험지를 비교해 본다면 자신의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OMR카드에 마킹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예상했던 가채점결과가 그대로 결과로 나왔다.

하지만 대학교의 현실은 고등학교와 너무나 다르다. 사실 대학교의 학업을 고등학교의 학업과 직접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대학교에서는 수업내용도 각양각색이고 강의를 하는 교수별로 수업방식도 천차만별이다. 비록 배우는 내용이 다를지라도 결국 학생들이 평가받는 지점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왜 그런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엔 수행평가 같은 과제에서 감점을 당할 경우 왜 해당 과제에서 감점을 당했는지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간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들은 수업은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내가 들은 어떤 수업의 경우 과제 채점의 경우, 모범답안만 공개하고 채점기준을 알려주지 않았다. 심지어 거의 같은 답안을 적어냈는데도 불구하고 채점결과가 다른 경우 또한 존재했다. 과제 점수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궁금해도 조교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거나 채점기준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수업 또한 존재했다. 시험의 경우엔 공식적인 클레임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어 그래도 과제보다는 확인이 수월했다. 하지만 클레임 기간이 조교의 사정으로 하루 줄어들어서 시간이 안 되는 학생들은 자신의 시험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

물론 대학교 시험에는 객관식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채점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갈 수 있다. 또 조교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학생은 그 채점결과로 인해 성적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소한 그 학생이 자신이 받은 성적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기간과 클레임 기간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희승
기계항공공학부·17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