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목) 행정관 앞에서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공동행동에는 일반노조 서울대지부 청소경비분회·기계전기분회,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단과대 학생회 5개, 과/반 학생회 5개를 포함한 학내 21개 단체가 가맹돼있다. 진행을 맡은 사회대 윤민정 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5)은 “본부는 언론을 통해 서울대가 정규직 전환을 이뤘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학내 기간제 노동자, 용역·파견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처우에 대해서는 전혀 약속된 바가 없다”며 “진짜 정규직화가 이뤄진 서울대를 만들고자 공동행동이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본부의 정규직화가 정년보장을 제외한 처우 개선이 없는 허울뿐인 정규직화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6일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본부와 용역·파견 노동자 대표들은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에서 이번 달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울대에서 근무하는 763명의 용역·파견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대학신문』 2018년 2월 26일자) 일반노조 서울대지부 최분조 지부장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긴 했지만 아직 정부의 임금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전과 같은 최저임금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다”며 “가이드라인이 나오더라도 진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홍성민 지부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은 맞지만 정년만 보장된 것이고 임금, 근로조건, 처우에서 아직도 법인직 노동자와의 차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공동행동은 학생과 학내 노동자들의 연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홍성민 지부장은 “법인화 이후 기업화된 서울대에서 본부는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경쟁을 강요하고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공동행동으로부터 학생과 노동자가 함께 사는 서울대 바로 세우기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 강유진 대표(경제학부·13)는 “법인화된 서울대의 권력 구조에 가로막히고 이윤 추구 속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학내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되고 탄압받는 학생들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18학번 신입생들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선준 씨(경제학부·18)는 “학내 노동자분들이 너무나 당연하고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에 놀랐다”며 “공동행동에 힘을 보태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서울대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동행동은 28일 노동자·학생 열린 간담회를 시작으로 4월 노동자 건강권·갑질 문제 전시회, 노동절 맞이 노동자·학생 연대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총장선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듣고 질문할 계획이다. 윤민정 학생회장은 “타 대학과의 연대를 위해 현재 여러 대학에 제안서를 발송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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