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벽을 허물고 희망을 함께 연주하다
눈앞의 벽을 허물고 희망을 함께 연주하다
  • 문소연 기자
  • 승인 2018.03.25 0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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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충무아트센터 뷰티풀 마인드 뮤직아카데미’ 오케스트라 합주 현장을 엿보다
충무아트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소나무홀에서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가로운 주말, 신당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지하 1층 전체엔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그 선율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합주실의 문을 여는 순간, 당신은 악기들의 합창에 빠져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준급의 합주를 보면서 당신은 문득 지휘자의 손동작이 왜 유난히 큰지, 연주자 옆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은 누군지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다른 오케스트라보다 조금 특별한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의 열띤 합주 연습 현장을 지난 17일(토) 방문했다.

2006년 재외 한인들을 주축으로 홍콩과 미국에서 시작된 ‘뷰티풀마인드’는 전 세계 소외된 이웃에게 다양한 문화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외교 자선단체로, 한국에선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뷰티풀마인드 이성민 사무국장은 “한국에서 뷰티풀마인드가 외교부 문화외교국의 정식 소속 단체로 선정돼 더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주제의 연주회를 열어 장애 유무, 인종 등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뷰티풀마인드의 문화적 자선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활동이다.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 청소년과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하는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선발된 단원에게 직접 음악을 가르쳐주며 그들의 음악적 능력과 더불어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한다. 또한 이들은 지난해 필리핀 수교 기념 공연을 하는 등 각국에 주재한 한국 외교공관과 한인회와의 협력을 통한 문화 공연을 하며 문화 외교의 주체적 단체로서 행동해 왔다.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2009년부터 충무아트센터와 손을 잡고 해당 장소에서 한 달에 두 번 꾸준히 합주 연습과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현재는 정기적으로 오케스트라 합주가 이뤄지는 등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나가는 중”이라며 “충무아트센터에서 레슨 및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고 나아가 전문 음악인의 재능기부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예술적 잠재력을 일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뮤직아카데미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눈엔 음악적 성취에 대한 열의가 가득하다. 정식 오케스트라 단원은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장애인 청소년 또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에 두 번씩 열리는 정기 오디션을 통해 선정된다. 이성민 사무국장은 “소외계층의 청소년을 전문 음악인으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단원을 뽑는 심사 과정도 엄격한 편”이라며 “사회의 그 누구보다도 음악에 열정적인 친구들이기 때문에 합주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의 모든 과정을 수료한 후에도 계속된다. 단원들이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교사들은 대부분 청소년 시절 해당 아카데미를 수료한 사람들이다. 이 사무국장은 “뮤직아카데미에서 모든 활동을 수료한 후 대학생이 되면 후배 단원의 음악 활동을 돕기 위해 보조 교사로서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며 “장애가 있는 단원의 옆에서 박수를 쳐주며 박자를 맞춰주는 등 하나의 화음을 위해 모두가 같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단원들은 뮤직아카데미를 통해 조화로움을 완성해간다. 이성민 사무국장은 “제각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원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히 뒷받침해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지휘자 이원숙 씨는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단원들이 각자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직접 편곡해야 할 때가 많다”며 뮤직아카데미 오케스트라만이 갖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난관을 딛고 하나의 곡을 완주해냈을 때 오케스트라에 소속된 모든 사람이 보람을 느낀다. 이원숙 씨는 “아이들의 음악적 기량이 하루하루 발전하는 것이 보일 때 뿌듯하다”며 “아이들 또한 자신이 성장함을 느끼면서 음악 활동을 진심으로 즐거워할 때 지휘자로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국장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성장해서 좋은 성과를 낼 때가 가장 뿌듯하다”며 “장애가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것임에도 단원들이 그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사무국장으로서의 지지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 오케스트라에겐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기까지 매 순간이 도전이다. 개인마다 아픔을 품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오늘도 무대에 나서는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 그들의 합주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희망을 안겨줄 수 있길 기대한다.

사진: 신하정 기자 hshin1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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